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J Environ Health Sci. 2024; 50(6): 371-377
Published online December 31, 2024 https://doi.org/10.5668/JEHS.2024.50.6.371
Copyright © The Korean Society of Environmental Health.
Ji Seop Gong1 , Ji Won Kim1 , Bomi Yoon1 , Jieun Kang1 , Jiyoun Lee1 , Yoon-Hyeong Choi1,2*
공지섭1†, 김지원1†, 윤보미1, 강지은1, 이지윤1, 최윤형1,2*
Correspondence to:*School of Health and Environmental Science, College of Health Science, Korea University, 145 Anam-ro, Seongbuk-gu, Seoul 02841, Republic of Korea
Tel: +82-2-3290-5683
Fax: +82-2-921-7260
E-mail: yoonchoi@korea.ac.kr
†These authors contributed to the work equally and should be regarded as cofirst author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ㆍ With increased plastic waste, there is a growing worldwide concern about plastic pollution.
ㆍ Eco-plastics could be an alternative to conventional plastics.
ㆍ For better environment, eco-plastics have strength but practical limitations.
ㆍ A sustainable plastic world requires the efforts of governments, industries, and individuals.
The fifth International Negotiating Committee (INC-5) for the Global Plastics Treaty was held in Busan, South Korea, from November 25 to December 1, 2024. The treaty is the largest in scale among global efforts on environmental protection since the Paris Agreement in 2015, reflecting the rising global concerns about plastic pollution and demands for eco-friendly alternatives. In response, we aimed to identify the current state of plastic usage and its environmental impacts, discuss the strengths and limitations of eco-plastics, and suggest a direction for sustainable plastic management. In 2019, global plastic waste was estimated to reach 353 million tons, of which only 9% was recycled. Non-recycled plastics can cause a wide range of environmental pollution. Biodegradable eco-plastics could provide an alternative to conventional plastics, but there are practical limitations to achieving a better environment due to technical and regulatory constraints. Hence, international treaties such as INC should continue to seek global consensus for sustainable plastic management, while governments, industries, and individuals need to offer their best efforts within their respective capacities. For example, a goal of simplifying the plastic materials used in manufacturing products and ensuring the proper use of the term ‘eco-friendly’ may be achieved through collaboration between government and industry and along with additional efforts by individuals. First, government should establish specific and practical policies and regulations; second, industry should produce environmentally responsible products; and third, individuals should try to reduce their use of disposable items and adopt environmentally friendly consumption patterns. When these efforts come together, it becomes possible to reduce plastic consumption and improve recycling efficiency, ultimately leading to a ‘sustainable plastic world.’
KeywordsEco-plastic, Global Plastics Treaty, INC-5, plastic pollution, sustainability
지난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Global Plastic Treaty)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5)가 부산에서 진행되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결의를 기반으로 유엔환경계획(the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이 주도하여 추진된 다자간 협약이며, 175개국이 참여하여 파리협정 이후 가장 규모가 큰 환경 협약으로 평가되고 있다.1) 이 협약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나,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에서는 국가 간 이해관계 조율의 한계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확대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논의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본 시론에서는 플라스틱 문제의 현황과 환경적 영향을 분석하고, 친환경 플라스틱의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하여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사용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플라스틱이 처음 산업현장에 도입된 것은 1855년 영국의 금속공학자 알렉산더 파크스(Alexander Parkes)에 의해서였다. 그는 셀룰로오스에 질산을 첨가해 가열하여 파크신(Parkesine)을 개발하였는데, 이 물질은 유연성과 열가소성을 가졌으나 대량생산 과정에서 공정의 복잡성과 품질의 비균질성 문제가 발생해 상업적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다.3)
이후 1869년, 미국의 화학자 존 웨슬리 하얏트(John Wesley Hyatt)가 당구공 제작에 사용되던 값비싼 상아를 대체할 목적으로 질산섬유소에 장뇌(camphor)를 섞어 셀룰로이드(celluloid)를 개발하였다. 셀룰로이드는 열가소성과 색상 구현이 우수하며 매끄러운 질감을 지닌 소재로 주목받았으나, 높은 가연성과 취약성 때문에 현재는 틀니, 단추 등 특정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4)
플라스틱의 상업적 성공은 1907년 벨기에 출신 미국 화학자 레오 헨드릭 베이클랜드(Leo Hendrik Baekeland)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켜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는 최초의 합성 플라스틱을 개발하였다. 베이클라이트는 단단하고 내열성과 열경화성이 뛰어나 가구와 가전제품에 폭넓게 사용되며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았다.5)
이후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PVC (polyvinyl chloride, 1912년 개발), PE (polyethylene, 1933년 개발), 나일론(nylon, 1935년 개발) 등 다양한 합성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합성 플라스틱은 군수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장난감 등 일상 전반에 걸쳐 활용되며 플라스틱의 대중화를 이끌었다.6) 특히,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닐봉투’는 1962년 스웨덴의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튤린(Sten Gustaf Thulin)이 PE를 활용하여 개발하였다.7) 당시 종이가방 사용으로 인한 벌목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개발된 비닐봉투는 재사용 가능성과 편리함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발명된 비닐봉투는 오늘날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플라스틱 개발의 시간적 흐름은 Fig. 1과 같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00년 2억 3,400만 톤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4억 6,000만 톤에 이르렀다.8) 이러한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60년경에는 연간 사용량이 12억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Fig. 2).8)
사용된 플라스틱의 일부는 재활용을 위해 분리수거 되지만,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5,300만 톤의 폐기 플라스틱이 발생했다. 이 중 9%만 재활용되었고, 22%는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누출(재활용, 소각, 매립 등의 과정 없이 버려지는 것)되었으며, 나머지는 소각 또는 매립되었다(Fig. 3).9) 누출된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바다로 유입된 경우 해류를 따라 이동해 거대한 쓰레기 섬을 형성하고 생물축적, 대기오염 등의 광범위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9)
적절히 수거된 폐플라스틱 역시 소각과 매립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올바른 방법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국가의 재활용률 산정 기준에는 차이가 있으나, OECD (the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Eurostat, World Bank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재활용률은 약 60.8%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2위인 독일(47.8%) 및 세계 평균(9%)을 크게 상회한다.10) 그러나 이는 사용량 대비 수거율에 기반한 수치로, 실제로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되는 ‘환원율’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플라스틱 소각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열회수’ 방식을 재활용률에 포함하지만,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은 이를 제외한다.11) 이 차이는 페트병의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한국의 페트병 수거율은 85%에 달하지만 실제 환원율은 10%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오염 등의 이유로 소각된다.12) 만약 EU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한국의 재활용률은 27%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이러한 한계로 인해 국제 사회 및 환경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13)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정부의 플라스틱 규제 강화와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 증가에 힘입어 ‘친환경 플라스틱’을 기존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부각시켜 왔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주로 환원율이 높거나 생분해성이 있는 소재로 제조된다. 대표적인 친환경 플라스틱의 종류로는 바이오매스(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유기체)를 원료로 하거나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s),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재생플라스틱(post-consumer recycled plastic) 등이 있다.13)
플라스틱은 사용원료(석유 또는 바이오매스)와 생분해성 성질의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Fig. 4).8) 기존 플라스틱(conventional plastics)은 생분해성이 없고 석유를 원료로 하며(Fig. 4D),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s)은 바이오매스를 사용하거나 생분해성을 갖는다(Fig. 4A~C). 바이오플라스틱 중에서 특히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bio-based plastic)과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은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자연 유래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으며, bio-based PE (polyethylene)와 bio-based 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가 대표적이다(Fig. 4B).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전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며, PLA (polylactic acid)와 PHA (polyhydroxyalkanoates)와 같은 소재는 일정 조건에서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친화적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Fig. 4A).14) 또한, 석유를 원료(fossil-based)로 하지만, 생분해가 가능한 PBAT (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와 PCL (polycaprolactone)도 바이오플라스틱에 해당된다(Fig. 4C).
그러나 친환경 플라스틱이 플라스틱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빠르게 도입되었지만, 여러 한계점이 존재한다. 친환경 플라스틱 중 하나인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기능 및 성능의 문제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과 혼합되어 제품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재활용 과정에서 물질 분리가 어렵고 경제성이 낮아 소각처리가 되거나 일부만 재활용되는 문제가 있다.15)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술적∙제도적 한계와 국내 재활용 체계의 미비로 인해 실제 처리 과정에서는 기존 플라스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16)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를 위해 충분한 미생물과 산소, 58°C 이상의 온도 등 특정 조건을 필요로 하며, 이 조건에서 6개월 이상 경과해야만 90% 이상 분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처리 시설이 부족하여 일반 플라스틱과 동일하게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16)
또한, 2026년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며,17) 다른 지역에서도 폐기물 처리 시설 확충은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퇴비화 플라스틱(compostable plastic)과 같은 대안을 통해 퇴비화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으나, 국내에는 이러한 시설이 미비하고 인체 위해성과 환경 영향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18)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친환경 인증 유효기간 연장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중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므로 향후 기술개발, 제도적 개선, 인프라 확충, 일상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의 사용량과 폐기량을 줄이고 환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참여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공감과 합의가 핵심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개인이 협력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추진을 위해 국가 간 합의를 통한 거시적 목표 설정과 이에 기반한 정부의 명확한 정책적 가이드라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 체계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결의를 토대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추진되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으로 제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9) 총 5차례의 INC 내 협약 체결을 목표로, 2022년 우루과이에서 제1차 INC가 열렸으며, 마지막 제5차 회의는 2024년 11월 25일 부산에서 개최되었다.19) 제1차 회의부터 강력한 생산 규제(예: 생산 감축 및 생산 시 우려 화학물질 규제)를 지지하는 우호국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HAC)과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플라스틱 생산국 및 산유국 간의 이견이 지속되었고, 제5차 회의에서도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다.19)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 디자인, 폐기물 관리, 협약 이행 방안 등에서 일부 이견을 좁히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25년에 추가 협상회의(INC-5.2)를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20) 플라스틱 산업은 각국의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협약은 플라스틱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협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001년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개념을 정의하였고,21) 2004년 UN (the United Nations)은 “Who Cares Wins” 보고서를 통해 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이슈를 통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22) 현재 CSR과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개념은 각종 보건 정책과 캠페인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23)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과 기업의 실천, 그리고 정부의 적절한 보상이 결합될 때,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플라스틱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를 단순화해야 한다. 자원의 실질적 재활용을 위해서는 플라스틱을 소재별로 구분하여 수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분리수거 방식은 복잡하고, 대중들은 매해 복잡해지는 분리수거 규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정 제품군에 대해 기업 간 플라스틱 소재와 디자인을 통일하고 정부가 이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면 자원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주류업계에서 ‘소주 공병 공용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통해 소주병의 소재와 디자인을 통일하여 재활용 용이성을 높였던 사례가 있다.24) 대만은 제품의 포장과 용기 종류를 제한하고, 시민들에게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과 인프라를 제공하여 PET 병 재활용률 95%를 달성한 바 있다.25)
둘째, ‘친환경’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하여 시장에서의 용어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2019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과 여론조사 기관 First Insigh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 제품이 친환경적인지 확인하며, 친환경 및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해 약 10%의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을 보였다.26) 그러나 일부 기업은 그린워싱(greenwashing)을 통해 친환경적 특성을 허위로 광고하고 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제품의 친환경적 특성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광고하는 행위로, 소비자에게 친환경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27) 따라서 국가별로 친환경 기준을 확립하고, 제3자 평가 및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도입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럽연합(EU)은 제3자 친환경 기업 인증제도 및 그린워싱에 대한 벌금을 구체화한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을 마련하여, 연간 매출액의 4%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현재 EU 이사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호주는 경쟁규제기관(Australian Competition & Consumer Commission, ACCC)을 통해 ESG 원칙을 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한 ‘환경 및 지속가능성 주장(environmental and sustainability claims)’의 최종안을 2024년 중 발표할 예정이다.27) 국내에서는 기존 표시광고법과 환경기술법에 근거하여 그린워싱 행위를 규제하고 있으며, 위반 시 행정지도 또는 시정 명령을 통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는 국제적 동향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법적 근거가 미흡하고, 규제의 강도 또한 추가적인 점검과 강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대중들이 친환경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들이 느낄 수 있는 즉각적인 혜택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텀블러 사용 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분리배출을 제대로 실천하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개개인이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거나 그린워싱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소비자 인식 개선은 필수적이다. 개인이 친환경 제품을 쉽게 구별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인증 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품에 친환경 인증 마크를 부착하거나, 기업의 환경적 성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1995년부터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배출 제도는 성공적으로 대중에게 정착되어 일상적인 실천으로 자리잡았다.28) 플라스틱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지만, 그 종류가 다양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일상 속 실천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배송은 모아서 한 번에 시키고,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며, 분리배출을 제대로 실천하는 등의 작은 실천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개인은 소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거나,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해 기업의 제품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노력이다. 소비자가 친환경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 기업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부문은 협력하여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환경 친화적인 소비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결합될 때, 개인의 실천은 더욱 강화되고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제로서 주목받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재활용 시스템의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환경적 효과는 미미하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경우 적절한 처리 환경이 부족하여 기존 플라스틱과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통해 국제적인 공동 목표를 향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합의 도달에 어려운 상황이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INC와 같은 협약을 통한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논의는 국제적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모든 국가가 하나의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각국 내에서 정부, 기업, 개인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친환경 플라스틱과 그린워싱에 대한 명확한 정책과 규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은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제품을 개발하며, 소비자는 환경적 가치를 실천하는 소비 행동을 통해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또한, 기업 간 협력과 정부의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 소비자 실천 유도 정책은 플라스틱 소재의 단순화 및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합되어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와 친환경 플라스틱 비율의 증가, 재활용 효율성 향상이 이루어진다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사회(sustainable plastic world)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공지섭(대학원생), 김지원(대학원생), 윤보미(대학원생),
강지은(대학원생), 이지윤(대학원생), 최윤형(교수)
J Environ Health Sci. 2024; 50(6): 371-377
Published online December 31, 2024 https://doi.org/10.5668/JEHS.2024.50.6.371
Copyright © The Korean Society of Environmental Health.
Ji Seop Gong1 , Ji Won Kim1 , Bomi Yoon1 , Jieun Kang1 , Jiyoun Lee1 , Yoon-Hyeong Choi1,2*
1Department of Health and Safety Convergence Science, Korea University, 2School of Health and Environmental Science, College of Health Science, Korea University
Correspondence to:*School of Health and Environmental Science, College of Health Science, Korea University, 145 Anam-ro, Seongbuk-gu, Seoul 02841, Republic of Korea
Tel: +82-2-3290-5683
Fax: +82-2-921-7260
E-mail: yoonchoi@korea.ac.kr
†These authors contributed to the work equally and should be regarded as cofirst author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fifth International Negotiating Committee (INC-5) for the Global Plastics Treaty was held in Busan, South Korea, from November 25 to December 1, 2024. The treaty is the largest in scale among global efforts on environmental protection since the Paris Agreement in 2015, reflecting the rising global concerns about plastic pollution and demands for eco-friendly alternatives. In response, we aimed to identify the current state of plastic usage and its environmental impacts, discuss the strengths and limitations of eco-plastics, and suggest a direction for sustainable plastic management. In 2019, global plastic waste was estimated to reach 353 million tons, of which only 9% was recycled. Non-recycled plastics can cause a wide range of environmental pollution. Biodegradable eco-plastics could provide an alternative to conventional plastics, but there are practical limitations to achieving a better environment due to technical and regulatory constraints. Hence, international treaties such as INC should continue to seek global consensus for sustainable plastic management, while governments, industries, and individuals need to offer their best efforts within their respective capacities. For example, a goal of simplifying the plastic materials used in manufacturing products and ensuring the proper use of the term ‘eco-friendly’ may be achieved through collaboration between government and industry and along with additional efforts by individuals. First, government should establish specific and practical policies and regulations; second, industry should produce environmentally responsible products; and third, individuals should try to reduce their use of disposable items and adopt environmentally friendly consumption patterns. When these efforts come together, it becomes possible to reduce plastic consumption and improve recycling efficiency, ultimately leading to a ‘sustainable plastic world.’
Keywords: Eco-plastic, Global Plastics Treaty, INC-5, plastic pollution, sustainability
지난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Global Plastic Treaty)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5)가 부산에서 진행되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결의를 기반으로 유엔환경계획(the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이 주도하여 추진된 다자간 협약이며, 175개국이 참여하여 파리협정 이후 가장 규모가 큰 환경 협약으로 평가되고 있다.1) 이 협약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나,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에서는 국가 간 이해관계 조율의 한계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확대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논의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본 시론에서는 플라스틱 문제의 현황과 환경적 영향을 분석하고, 친환경 플라스틱의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하여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사용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플라스틱이 처음 산업현장에 도입된 것은 1855년 영국의 금속공학자 알렉산더 파크스(Alexander Parkes)에 의해서였다. 그는 셀룰로오스에 질산을 첨가해 가열하여 파크신(Parkesine)을 개발하였는데, 이 물질은 유연성과 열가소성을 가졌으나 대량생산 과정에서 공정의 복잡성과 품질의 비균질성 문제가 발생해 상업적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다.3)
이후 1869년, 미국의 화학자 존 웨슬리 하얏트(John Wesley Hyatt)가 당구공 제작에 사용되던 값비싼 상아를 대체할 목적으로 질산섬유소에 장뇌(camphor)를 섞어 셀룰로이드(celluloid)를 개발하였다. 셀룰로이드는 열가소성과 색상 구현이 우수하며 매끄러운 질감을 지닌 소재로 주목받았으나, 높은 가연성과 취약성 때문에 현재는 틀니, 단추 등 특정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4)
플라스틱의 상업적 성공은 1907년 벨기에 출신 미국 화학자 레오 헨드릭 베이클랜드(Leo Hendrik Baekeland)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켜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는 최초의 합성 플라스틱을 개발하였다. 베이클라이트는 단단하고 내열성과 열경화성이 뛰어나 가구와 가전제품에 폭넓게 사용되며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았다.5)
이후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PVC (polyvinyl chloride, 1912년 개발), PE (polyethylene, 1933년 개발), 나일론(nylon, 1935년 개발) 등 다양한 합성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합성 플라스틱은 군수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장난감 등 일상 전반에 걸쳐 활용되며 플라스틱의 대중화를 이끌었다.6) 특히,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닐봉투’는 1962년 스웨덴의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튤린(Sten Gustaf Thulin)이 PE를 활용하여 개발하였다.7) 당시 종이가방 사용으로 인한 벌목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개발된 비닐봉투는 재사용 가능성과 편리함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발명된 비닐봉투는 오늘날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플라스틱 개발의 시간적 흐름은 Fig. 1과 같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00년 2억 3,400만 톤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4억 6,000만 톤에 이르렀다.8) 이러한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60년경에는 연간 사용량이 12억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Fig. 2).8)
사용된 플라스틱의 일부는 재활용을 위해 분리수거 되지만,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5,300만 톤의 폐기 플라스틱이 발생했다. 이 중 9%만 재활용되었고, 22%는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누출(재활용, 소각, 매립 등의 과정 없이 버려지는 것)되었으며, 나머지는 소각 또는 매립되었다(Fig. 3).9) 누출된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바다로 유입된 경우 해류를 따라 이동해 거대한 쓰레기 섬을 형성하고 생물축적, 대기오염 등의 광범위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9)
적절히 수거된 폐플라스틱 역시 소각과 매립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올바른 방법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국가의 재활용률 산정 기준에는 차이가 있으나, OECD (the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Eurostat, World Bank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재활용률은 약 60.8%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2위인 독일(47.8%) 및 세계 평균(9%)을 크게 상회한다.10) 그러나 이는 사용량 대비 수거율에 기반한 수치로, 실제로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되는 ‘환원율’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플라스틱 소각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열회수’ 방식을 재활용률에 포함하지만,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은 이를 제외한다.11) 이 차이는 페트병의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한국의 페트병 수거율은 85%에 달하지만 실제 환원율은 10%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오염 등의 이유로 소각된다.12) 만약 EU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한국의 재활용률은 27%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이러한 한계로 인해 국제 사회 및 환경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13)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정부의 플라스틱 규제 강화와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 증가에 힘입어 ‘친환경 플라스틱’을 기존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부각시켜 왔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주로 환원율이 높거나 생분해성이 있는 소재로 제조된다. 대표적인 친환경 플라스틱의 종류로는 바이오매스(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유기체)를 원료로 하거나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s),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재생플라스틱(post-consumer recycled plastic) 등이 있다.13)
플라스틱은 사용원료(석유 또는 바이오매스)와 생분해성 성질의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Fig. 4).8) 기존 플라스틱(conventional plastics)은 생분해성이 없고 석유를 원료로 하며(Fig. 4D),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s)은 바이오매스를 사용하거나 생분해성을 갖는다(Fig. 4A~C). 바이오플라스틱 중에서 특히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bio-based plastic)과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은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자연 유래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으며, bio-based PE (polyethylene)와 bio-based 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가 대표적이다(Fig. 4B).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전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며, PLA (polylactic acid)와 PHA (polyhydroxyalkanoates)와 같은 소재는 일정 조건에서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친화적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Fig. 4A).14) 또한, 석유를 원료(fossil-based)로 하지만, 생분해가 가능한 PBAT (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와 PCL (polycaprolactone)도 바이오플라스틱에 해당된다(Fig. 4C).
그러나 친환경 플라스틱이 플라스틱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빠르게 도입되었지만, 여러 한계점이 존재한다. 친환경 플라스틱 중 하나인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기능 및 성능의 문제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과 혼합되어 제품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재활용 과정에서 물질 분리가 어렵고 경제성이 낮아 소각처리가 되거나 일부만 재활용되는 문제가 있다.15)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술적∙제도적 한계와 국내 재활용 체계의 미비로 인해 실제 처리 과정에서는 기존 플라스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16)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를 위해 충분한 미생물과 산소, 58°C 이상의 온도 등 특정 조건을 필요로 하며, 이 조건에서 6개월 이상 경과해야만 90% 이상 분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처리 시설이 부족하여 일반 플라스틱과 동일하게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16)
또한, 2026년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며,17) 다른 지역에서도 폐기물 처리 시설 확충은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퇴비화 플라스틱(compostable plastic)과 같은 대안을 통해 퇴비화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으나, 국내에는 이러한 시설이 미비하고 인체 위해성과 환경 영향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18)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친환경 인증 유효기간 연장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중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므로 향후 기술개발, 제도적 개선, 인프라 확충, 일상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의 사용량과 폐기량을 줄이고 환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참여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공감과 합의가 핵심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개인이 협력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추진을 위해 국가 간 합의를 통한 거시적 목표 설정과 이에 기반한 정부의 명확한 정책적 가이드라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 체계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결의를 토대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추진되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으로 제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9) 총 5차례의 INC 내 협약 체결을 목표로, 2022년 우루과이에서 제1차 INC가 열렸으며, 마지막 제5차 회의는 2024년 11월 25일 부산에서 개최되었다.19) 제1차 회의부터 강력한 생산 규제(예: 생산 감축 및 생산 시 우려 화학물질 규제)를 지지하는 우호국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HAC)과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플라스틱 생산국 및 산유국 간의 이견이 지속되었고, 제5차 회의에서도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다.19)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 디자인, 폐기물 관리, 협약 이행 방안 등에서 일부 이견을 좁히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25년에 추가 협상회의(INC-5.2)를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20) 플라스틱 산업은 각국의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협약은 플라스틱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협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001년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개념을 정의하였고,21) 2004년 UN (the United Nations)은 “Who Cares Wins” 보고서를 통해 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이슈를 통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22) 현재 CSR과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개념은 각종 보건 정책과 캠페인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23)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과 기업의 실천, 그리고 정부의 적절한 보상이 결합될 때,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플라스틱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를 단순화해야 한다. 자원의 실질적 재활용을 위해서는 플라스틱을 소재별로 구분하여 수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분리수거 방식은 복잡하고, 대중들은 매해 복잡해지는 분리수거 규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정 제품군에 대해 기업 간 플라스틱 소재와 디자인을 통일하고 정부가 이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면 자원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주류업계에서 ‘소주 공병 공용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통해 소주병의 소재와 디자인을 통일하여 재활용 용이성을 높였던 사례가 있다.24) 대만은 제품의 포장과 용기 종류를 제한하고, 시민들에게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과 인프라를 제공하여 PET 병 재활용률 95%를 달성한 바 있다.25)
둘째, ‘친환경’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하여 시장에서의 용어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2019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과 여론조사 기관 First Insigh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 제품이 친환경적인지 확인하며, 친환경 및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해 약 10%의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을 보였다.26) 그러나 일부 기업은 그린워싱(greenwashing)을 통해 친환경적 특성을 허위로 광고하고 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제품의 친환경적 특성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광고하는 행위로, 소비자에게 친환경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27) 따라서 국가별로 친환경 기준을 확립하고, 제3자 평가 및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도입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럽연합(EU)은 제3자 친환경 기업 인증제도 및 그린워싱에 대한 벌금을 구체화한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을 마련하여, 연간 매출액의 4%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현재 EU 이사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호주는 경쟁규제기관(Australian Competition & Consumer Commission, ACCC)을 통해 ESG 원칙을 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한 ‘환경 및 지속가능성 주장(environmental and sustainability claims)’의 최종안을 2024년 중 발표할 예정이다.27) 국내에서는 기존 표시광고법과 환경기술법에 근거하여 그린워싱 행위를 규제하고 있으며, 위반 시 행정지도 또는 시정 명령을 통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는 국제적 동향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법적 근거가 미흡하고, 규제의 강도 또한 추가적인 점검과 강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대중들이 친환경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들이 느낄 수 있는 즉각적인 혜택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텀블러 사용 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분리배출을 제대로 실천하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개개인이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거나 그린워싱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소비자 인식 개선은 필수적이다. 개인이 친환경 제품을 쉽게 구별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인증 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품에 친환경 인증 마크를 부착하거나, 기업의 환경적 성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1995년부터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배출 제도는 성공적으로 대중에게 정착되어 일상적인 실천으로 자리잡았다.28) 플라스틱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지만, 그 종류가 다양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일상 속 실천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배송은 모아서 한 번에 시키고,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며, 분리배출을 제대로 실천하는 등의 작은 실천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개인은 소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거나,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해 기업의 제품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노력이다. 소비자가 친환경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 기업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부문은 협력하여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환경 친화적인 소비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결합될 때, 개인의 실천은 더욱 강화되고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제로서 주목받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재활용 시스템의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환경적 효과는 미미하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경우 적절한 처리 환경이 부족하여 기존 플라스틱과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통해 국제적인 공동 목표를 향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합의 도달에 어려운 상황이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INC와 같은 협약을 통한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논의는 국제적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모든 국가가 하나의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각국 내에서 정부, 기업, 개인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친환경 플라스틱과 그린워싱에 대한 명확한 정책과 규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은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제품을 개발하며, 소비자는 환경적 가치를 실천하는 소비 행동을 통해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또한, 기업 간 협력과 정부의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 소비자 실천 유도 정책은 플라스틱 소재의 단순화 및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합되어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와 친환경 플라스틱 비율의 증가, 재활용 효율성 향상이 이루어진다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사회(sustainable plastic world)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공지섭(대학원생), 김지원(대학원생), 윤보미(대학원생),
강지은(대학원생), 이지윤(대학원생), 최윤형(교수)
pISSN 1738-4087
eISSN 2233-8616
Frequency: Bimonth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