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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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Environ Health Sci. 2022; 48(3): 138-150
Published online June 30, 2022 https://doi.org/10.5668/JEHS.2022.48.3.138
Copyright © The Korean Society of Environmental Health.
Kyoung-Mu Lee1* , Moon-Young Park2
이경무1*, 박문영2
Correspondence to:Department of Environmental Health,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86 Daehak-ro, Chongno-gu, Seoul 03087, Republic of Korea
Tel: +82-2-3668-4749
Fax: +82-2-741-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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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Epidemiological studies have played a role in characterizing and assessing environmental risk.
ㆍ We reviewed milestone epidemiological achievements from Onsan-Yeocheon study and Changjeom Village investigation.
ㆍ Future epidemiological researches should include low-dose long-term exposure, research design improvements, priorexposure reconstruction and longterm follow-up, and pre-surveillance for environmental diseases.
Background: Epidemiology is a fundamental study of public health, including environmental health, since the features and causes of diseases discovered through epidemiology provide crucial information for developing successful disease prevention strategies.
Objectives: This paper tried to define the role and function of epidemiologic research in the field of environmental health, summarize examples of epidemiological studies with regard to selected environmental health events in South Korea, and address important issues that should be considered when conducting epidemiological research in the future.
Methods: Epidemiological studies of selected environmental health events were reviewed and summarized in terms of their contribution to environmental health in South Korea. Based on the information, important issues were suggested for future epidemiological studies in environmental health.
Results: The role and function of epidemiologic research in the field of environmental health includes the systematic description of the health effects caused by environmental exposure, verification of th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environmental exposure and health effects, and provision of background data for conducting prevention strategies and developing policies. A number of epidemiological studies have contributed to characterizing and assessing the environmental risks involved in a series of environmental health events in South Korea.
Conclusions: Important issues for future epidemiological studies may include health effects from chronic low-level environmental exposure, application of analytical epidemiology to elucidate causal relationships, use of exposure/disease/susceptibility biomarkers, accurate reconstruction of past exposure status, cohort recruitment and long-term follow-up, and in-advance surveillance of diseases with environmental causes.
KeywordsEnvironmental health, epidemiology, environmental health events, causal relationship
환경보건(環境保健, Environmental Health)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환경을 다루는 보건학의 한 분야로 정의할 수 있다.1) 역학(疫學, Epidemiology)은 어원학적으로 인구집단에 관한 학문 또는 인구집단의 질병에 관한 학문이라는 뜻을 가진다. 역학을 통해 인구집단의 질병 빈도와 분포를 확인하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규명하며,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2) 역학으로 밝힌 질병의 특징과 원인은 효과적인 질병 예방 대책을 수립하는데 필수 자료이기에 역학은 환경보건을 포함한 보건학의 기초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역학연구(epidemiological study)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을 직접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동물실험은 모든 외적 변수를 조절할 수 있다. 반면에 실험 역학(experimental epidemiology)은 임상실험이나 지역사회 실험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변수의 조절이 쉽지 않다. 따라서 역학연구는 대체로 관찰(observation)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역학(environmental epidemiology)은 역학의 한 분야로 환경적인 요인과 질병의 원인적 연관성 여부를 규명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2) 환경역학에서 환경은 유전적 요인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면서 질병 또는 건강상태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환경적 요인은 흔히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요인으로 구분한다. 넓은 의미의 환경은 식이요인 및 직업적인 노출을 포함하지만, 흔히 환경역학은 식이와 관련된 요인을 다루는 영양역학(nutritional epidemiology)이나 직업적 요인을 다루는 직업역학(occupational epidemiology)의 영역은 제외하고 대기와 같은 환경매체 속 오염물질에 한정하여 정의되어 왔다. 그러나, 식이요인의 경우 경구로 노출되는 화학물질로 볼 수 있으며, 직업적 노출 역시 비직업적인 환경의 노출에 비해 강도와 기간이 더 긴 경향이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인 환경인자 자체는 동일하다. 따라서, 환경역학을 영양역학 또는 직업역학 분야까지 포함하여 넓은 의미로 정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재해(disaster, 전쟁, 홍수, 해일, 지진 등)를 통해 환경이 파괴된 인구집단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환경보건에서 역학적 연구가 가지는 역할과 기능을 정리하고, 우리나라 환경보건 분야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를 살펴본 후, 환경역학 관련 이슈 및 앞으로의 전망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환경보건에서 역학의 역할과 기능으로는 첫째, 환경으로 인한 건강영향의 양상을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것, 둘째, 환경으로 인한 건강영향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 셋째, 환경으로 건강영향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정책에 근거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2) 더 나아가 기존 환경정책을 환경역학의 측면에서 모니터링하고, 사후평가하여 개선안을 제공하는 것 역시 역학의 역할과 기능으로 편입될 필요가 있다. 건강영향은 질병(疾病, disease)이나 질병 상태 이전의 생물학적인 변화, 그리고, 건강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재해/사고까지 포함할 수 있다. 최근 혈액이나 소변 등의 생체시료에서 분자수준의 생체지표(biomarker)를 측정하는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이 발전하여,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노출이나 질병 상태를 측정할 수 있고, 개인적인 감수성(susceptibility) 정보를 포함하는 지표도 분석 가능하게 되었다.3)
건강영향의 양상을 체계적으로 기술한다는 것은 질병이나 건강과 관련된 현상이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는지, 또 건강영향의 빈도, 중증도와 같은 특성이 어떠한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대상 질병은 소위 환경성 질환 또는 직업성 질환과 같이 환경적 요인이 명확하게 작용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만성병도 대상이 될 수 있다. 현대 역학의 다요인설에 의하면 거의 모든 만성병의 발생에 환경 또는 직업적 요인이 어느 정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보건법’은 환경성 질환을 수질오염에 의한 질환,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증, 신경계 및 생식계 질환, 석면에 의한 폐질환, 환경오염 사고로 인한 건강장해, 대기오염물질과 관련된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 등으로 감염병은 제외한다고 정의한다.4)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병이 포함되기도 한다. 직업성 질환 또는 직업병(職業病, occupational disease)의 정의는 특정업무, 특정물질 또는 특정 환경에 기인해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통상적으로 사고에 의한 돌발적인 상해나 중독은 포함되지 않는다.2)
건강영향의 환경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질병과 환경적/직업적 노출 간의 원인적 연관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관찰되는 연관성이 우연히 또는 왜곡되어 마치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닌지, 정말 명확한 인과관계를 내포하는 원인적 연관성(causal relationship)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환경역학 조사는 일상 생활환경의 범주에 속하는 유해인자의 노출로 발생하는 건강영향을, 직업역학 조사는 직업 또는 작업환경의 범주에 속하는 유해인자의 노출로 발생하는 건강영향을 조사한다.
환경으로 인한 건강영향을 예방하는 정책에 근거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은 인과성이 규명되거나 가능성이 높은 요인의 노출을 막거나 줄이는 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보건정책 수행 시에는 확실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사전주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 사전예방 원칙)이라고 한다.5) 이는 비록 원인과 결과 간의 원인적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았더라도, 건강에 위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위해(risk)의 증거가 없다는 것이 위해가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는 개념에 기반한 것이다. 1854년 영국의 런던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유행을 음용수가 나오는 펌프를 폐쇄하여 종식시킨 일은 사전주의 원칙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이다. 콜레라 균이 발견된 것은 이후 수십 년 후의 일이다. 이후 사전주의 원칙은 1992년의 리오선언에서 환경개발에 관한 기본 원칙으로도 언급되었으며, 과학적 불확실성이 환경의 악화를 막는 조치를 지연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 등 환경공해를 거론하는 일이 금기시될 만큼 환경보건은 다른 분야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았다.6)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을 경제개발의 기본 목표로 삼았으며 환경공해에 대한 대책은 후순위였다. 우리나라에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환경 및 직업 보건 분야에서 역학연구가 수행되기 시작한 때는 1990~2000년대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본 단원에서는 환경 및 직업보건 분야에서 이슈가 된 주요 사건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표 1).
Table 1 환경 및 직업보건 분야 주요 사건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
순번 | 환경보건 사건 | 연도 | 환경적 유해인자 | 건강영향 | 수행된 역학적 연구 | 역학연구의 주요 결과 |
---|---|---|---|---|---|---|
1 | 온산7-9) 및 여천공단11,12) 환경오염 피해 | 온산: 1974~1991여천: 1992~2006 | - 중금속(카드뮴 등) - VOCs (클로로포름, 스티렌, 톨루엔 등) | - 어업 및 농작물 피해 - 피부병, 가스중독 등 | - 환경오염 물질의 측정 - 증상호소율 조사 | - 환경 및 인체 내 유해물질(예 혈액내 중금속)의 확인 - 대조지역과 비교하여 높은 증상호소율 관찰 |
2 | 낙동강 페놀 사건14,15) | 1991 | - 식수 중 페놀 | - 악취, 구토 - 유산 | - 증상 호소 비율 조사 - 페놀 오염 식수 노출과 임신결과 간 연관성 평가 | - 노출군에서 증상호소율이 높았으나, 페놀 노출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유의하게 높았음 - 전반적으로 임신결과와 연관성이 뚜렷이 증명되지 못함 |
3 | 고잔동 주민 유리섬유 건강피해17,18) | 1994~1996 | - 유리섬유 | - 피하 양성 종양, 피부질환 | - 지하수 분석 - 병리학적 검사 - 조직 내 유리섬유 분석 | - 지하수 및 지방조직 내 유리섬유 발견 - 노출군과 비교군의 피하 종양에 대한 유병률비가 6.32임 |
4 | 베트남전 참전군인에 대한 고엽제 노출 피해 조사20,21) | 1995~현재 진행중 | - 고엽제 | - 참전군인의 암 및 다양한 질병 사망 및 발생수준 증가 - 2세에서 일부 질병의 사망 및 발생수준 증가 | - 고엽제에 대한 노출 평가 - 표준화사망비(SMR) 및 표준화발생비(SIR) 산출 - 노출수준에 따른 비교 | - 위암, 간암, 담관담낭암, 간경화, 뇌졸중, 만성하기도질환 사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 있음 - 침샘암, 위암, 간암, 담낭암, 가슴샘암, 신장암, 방광암 발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이 있음. |
5 | 고성 폐금속 광산 오염 피해23,24) | 2004 | - 카드뮴 등 중금속 | - 근골격계 증상 의심 | - 폐광산 인근 주민 건강검진 - 카드뮴 분석 | - 혈중 카드뮴 및 뇨중 카드뮴 농도가 노출군에서 더 높음 |
6 |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 피해(영월, 충북, 삼척, 강릉, 장성)2,25) | 2006~현재 진행중 | - 시멘트 분진 | -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 - 건강검진 -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 비교 | - 노출지역에서 대조군에 비해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이 더 높음 |
7 | 태안반도 원유유출 사건26-28) | 2007~2017 | - 벤젠 - 다환방향족탄화수소 | - 두통, 피부증상 등 | - 지역주민 및 방제작업자에 대한 건강 피해 조사 - 유전손상 지표 측정 | - 중/고오염 지역에서 저오염지역 보다 증상유병률이 높음 - 태안 해안가 주민에서 산화손상 확인 |
8 | 가습기살균제 피해29-42) | 1994~현재 진행중 | - 가습기살균제 성분(PHMG, PGH, CMIT/MIT 등) | - 중증폐질환, 천식, 폐렴 등 | - 중증폐질환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 -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 - 일반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 - 중증폐질환에 대한 오즈비: 47.3 - 가습기살균제의 사용시간/ 일, 가습기까지의 거리 등이 위험요인 - 천식, 간질성 폐렴과의 연관성 확인 |
9 | 대기오염의 건강영향43-54) | 1990년대 중반~현재 진행중 | - 미세먼지, 오존 등 | - 조기사망 증가 - 호흡기 질환 | - 대기오염 모니터링 자료와 사망자료를 이용한 시계열적 연구 -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수 간 연관성 평가 | - 미세먼지와 오존의 농도가 높을 때 사망률이 높아지는 연관성 확인 - 미세먼지가 높은 시기에 응급실 내원수 증가 |
10 |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의 건강55-58) | 1990~현재 진행중 | - 방사선 | - 기형아 출산 등 건강피해 우려 - 암발생 | - 암코호트 구축 및 추적조사 및 재분석 연구 | - 대조지역에 비해 여성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높음 |
11 | 장점마을 암 발병60) | 2017 | - 연초박(담뱃잎 찌거기) | - 암발생 | - 지역주민에 대한 노출평가 - 표준화암발생비(SIR) 산출 | - 연초박의 건조과정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배출 확인 - 모든 암,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발생이 유의하게 높았음 |
1974년부터 현재의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 일대의 19개 마을에 걸친 512만 평은 비철금속 위주의 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온산공단으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주민 이주 계획이 미흡한 상태에서 공장이 우선 입주하여, 주민들의 거주지역이 공장들 사이에 위치하는 등 주거지와 공장이 매우 근접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주민들은 산업폐수로 인해 어업에 피해를 입거나, 대기에 포함된 유황으로 벼가 시드는 등 농사에 피해를 입기 시작하였다. 이에 1981년부터 주민 이주 계획을 추진하였고, 1982년에는 온산면 이주 추진협의회가 조직된다. 이후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피부병, 가스중독 등의 피해가 발생하였고, 1983년부터는 피부, 근골격계, 눈, 신경계, 호흡기계 등 전신에 비특이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소위 ‘온산병’으로 일컬어지는 환자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1983년 12월에는 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보상금지급 판결이 내려졌다. 1984년, 한 대학의 연구기관이 수행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온산지역 주민들의 자각 증상 평균 호소율은 43%로, 같은 온산지역이면서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대조지역의 33%보다 더 높았다.7) 주민의 혈중 카드뮴 농도는 0.005~0.015 ppm, 혈중 구리 농도는 0.821~1.042 ppm, 혈중 납 농도는 0.162~0.206 ppm이었으며, 해양생물 내 중금속 농도 또한 매우 높은 결과를 얻었다.8)
1985년 1월에는 한국공해문제연구소에 의해 이 지역 주민수백 명이 이타이이타이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소견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역학조사 결과 전형적인 이타이이타이병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었다. 즉, 특정 오염물질에 의한 특이적인 증상이 아니라 여러가지 중금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양한 건강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1985년 7월에는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593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소는 총 465명인 78%가 온산병 환자이며, 온산 지역의 총 환자수는 1,500~2,000명 정도라고 추산하였다.9) 그러나, 명확한 기전은 밝히지 못하였다. 이후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지역주민들은 이미 추진 중이었던 이주 계획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는데, 세 차례에 걸쳐 이주가 이루어졌으며 이사한 주민은 당초 계획의 20%에 못 미치는 2,601명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공해피해가 결국 온산병이라는 공해병으로 나타났음을 인식하고, 환경문제를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로 여기게 되었다. 또한, 당시 환경청이 공해병이 아닌 환경성 질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여러 환경운동단체가 활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10)
현재의 여수인 여천에 위치한 여천공단은 1969년에 583만 평 규모로 조성된 대단위 공업단지이며, 이후 2001년에 ‘여수국가산업단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 지역은 급속한 발전 및 산업규모의 확장에 따라 각종 환경피해 분쟁이 계속되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여천공단 주변 지역 주민들이 집단 이주대책 수립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여천시는 여수산단 주변마을 주민피해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용역을 의뢰하여 ‘여천공단 주변마을 환경영향 및 대책에 관한 연구(1992~1995)’를 진행하였다. 2년 4개월에 걸친 조사가 끝난 1996년에 여천산단 주변 마을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결과를 발표하였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KIST의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성유기오염물질에 속하는 클로로포름, 스티렌, 톨루엔의 경우 기준치를 초과하였으며, 해수의 수은과 공단 주변 하천, 지표수의 화학적 산소요구량 역시 그러하였다.11) 이에 환경부는 6개윌 동안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이주 요구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다. 환경부의 역학조사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은 마을에서 증상호소자의 비율이 높았고, 특히, 림프 및 조혈조직의 악성 신생물 발생이 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12) 이후 1999년에 이주계획을 확정하였고, 2000~2006년에 걸쳐 1,671세대가 이주하였다. 이 사건은 1986년 온산공단 주변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주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단 주변의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였음을 보여주었다.13)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후 2003~2010년에 광양만권, 포항, 울산, 청주, 시화∙반월 등의 주요 국가산단을 대상으로 1단계 사업인 ‘지역주민 환경오염 노출수준 및 생체모니터링’ 사업이 수행되었다. 2011~2016년에는 같은 지역에 2단계 사업으로 ‘산단지역 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 사업이 수행되었다. 이어 2018~2022년에 3단계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노출평가 및 건강영향 평가로서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은 구미 소재 공업단지 내 두산전자의 페놀수지 저장탱크로부터 1991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다량의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입된 사건이다. 한 역학연구14)는 대구시에서 낙동강 물을 수원으로 하는 다사 수원지와 낙동강 수원지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1,352가구를 노출군으로, 가창댐 물과 공산댐 물을 수원으로 하는 가창 수원지와 공산 수원지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907가구를 비노출군으로 하여, 증상호소 정도를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대체로 노출군에서 각종 증상의 경험 비율이 높았으며, 비노출군에 비해 2~6배 더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관련이 없다고 분류된 증상에서도 경험비가 2~5배로 높게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도 제기되었다.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페놀 오염 식수 노출과 임신 결과의 영향 여부를 살펴본 국내 연구는15) 임신부들이 1991년 3월에 대구시의 페놀에 오염된 식수에 노출됨으로써 임신 20주 미만의 유산, 사산, 조산, 태내발육지연, 선천성 기형, 생후 1주 이내의 신생아 사망 등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뚜렷하고 충분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신 37주 미만의 조산아 비율에서 오염 지역이 6.0%, 비오염 지역이 4.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기는 하였으나, 전반적으로 당시 페놀을 함유한 식수의 노출 정도와 임신결과 간의 인과성이 뚜렷이 증명되지는 못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먹는 물의 수질검사 기준과 항목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자는 요구에 따라 기준이 대폭 강화되었다. 또 먹는 물 안전에 관심이 증폭되어 고도정수처리 시설 확대와 4대강 수질 개선 등 맑은 물 공급종합대책이 마련되었고, 환경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 제정됐다. 이와 함께 이 사건은 건강권과 환경권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16)
1974년부터 가동된 유리섬유 제조 공장이 있는 인천시 고잔동의 인근 마을 지역주민이 집단적으로 피부병과 암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1994년에 보도되었고, 사회적인 관심을 유발하였다. 유리섬유로 인한 건강피해를 연구한 경험이 있는 한 연구팀이 소식을 듣고 조사에 착수하였다. 이들은 1995년 1월부터 수개월 동안 32가구, 주민 152명(남자 71명, 여자 81명)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건강피해를 조사하였다. 이 연구팀은 지하수 분석, 설문조사, 병리학적 검사, 조직 내 유리섬유 분석 및 과거 병록 조사 등을 시행하였다.17) 그 결과, 피부질환 35건(유병률: 23.0%), 피하 종양 15건(유병률: 9.9%, 과거 수술도 포함)을 확인하였고 지하수에서는 유리섬유가 검출되었다. 또한, 피하 양성 종양을 가진 주민의 피하에서 종양 조직을 절제하여 편광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종양의 지방조직 외피를 이루는 섬유조직에서 이중 반사 소견을 보이는 불규칙한 유리섬유 조각들이 다수 발견되기도 하였다. 조사 이전 10년간 지역 내에서 악성종양으로 사망한 환자는 4명이었고, 3명은 동일한 가구에서 발생하였다. 암의 종류는 위암 1예, 식도암 1예, 구강암 1예 및 위암 및 식도암 1예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유리섬유에 의해 피부질환 등의 건강 장해가 발생하였으며, 피하 양성 종양은 유리섬유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악성종양의 발생 가능성에 관하여는 관련성을 밝히지 못하였다. 이후, 1994년부터 약 1년 동안 매립된 약 700여 톤의 유리섬유 폐기물을 파내는 정화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1995년 5월에는 고잔동 일대에 상수도가 보급되었다.
1995년 6월부터 12월까지 환경부가 주관하는 역학조사도 수행되었다. 이 역학조사는 유리섬유 매립지와 같은 유동계 지하수를 사용하는 고잔동 1통 1반 6가구 거주 주민을 노출군으로 선정하였고, 이들을 제외한 조사대상 인구를 비교군으로 하여 다양한 분석을 수행하였다.18) 피하 종양의 과거력에 대한 유병률비(prevalence ratio, PR)는 6.32로 노출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 그러나, 공장 구내식당의 지하수에서만 유리섬유를 검출할 수 있었고, 나머지 지하수 시료와 피하 양성 종양의 조직에서는 유리섬유가 검출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분석 결과와 문헌조사, 세포 및 동물실험 결과에서 특이점이 관찰되지 않은 점을 종합하여, 오염된 지하수에 의해 피하 양성 종양과 피부질환 등의 건강 영향이 발생하였다는 가설은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상반된 두 조사 결과로 인해 추가적인 연구 결과 발표 등 많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경부와 별도로 조사를 수행한 역학조사팀은 식수 및 피하 양성 종양 조직에서 유리섬유가 검출되지 않은 까닭은 시료의 전처리 및 분석 방법의 차이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였다. 즉, 지하수 시료를 채취하여 용기에 담아 실험실에서 검사하는 과정에서 유리섬유가 용기의 바닥과 벽에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로써 지하수로 인한 유리섬유 노출이 피하 양성 종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최초로 인정받게 되었고, 공해를 유발한 회사가 피해와 자사 오염물질이 무관하다고 입증하지 못하면 유죄가 된다는 선례가 세워졌다.19)
국가보훈처는 보상과 관련하여 베트남전 참전군인과 그 자녀들의 질병이 고엽제 노출에 의한 후유증이라는 근거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역학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참전군인을 대상으로 1차 조사(1995~1996), 2차 조사(1998~2001), 3차 조사(2003~2006) 및 4차 조사(2009~2012)를 수행하였으며, 참전군인의 2세를 대상으로 한 고엽제 2세 역학조사(2007~2010)도 진행하였다. 참전군인과 2세 모두를 대상으로 한 5차 조사(2015~2016)는 결과가 공개된 가장 최근의 조사이며, 2018년부터 수행된 6차 조사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5차 조사의 최종보고서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 설계로 베트남전 참전군인 267,526명을 23년(1992~2014) 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관찰 결과, 2014년 12월 31일까지 사망한 참전군인은 모두 49,623명이었다.20) 주요 결과는 위암, 간암, 담관담낭암, 간경화, 뇌졸중, 만성하기도질환 사망과 침샘암, 위암, 간암, 담낭암, 가슴샘암, 신장암, 방광암의 발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을 보인 것이었다.
참전군인과 인구 전체의 사망을 분석한 결과 참전군인의 총 사망에 대한 표준화사망비(standardized mortality ratio, SMR)는 남자 인구 전체와 비교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SMR=0.85, 95% CI=0.84~0.86). 이는 건강근로자(군인) 효과가 개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내부비교군(고엽제에 대한 저노출군)을 적용하여 비례위험비(hazard ratio, HR)를 산출한 결과, 고노출군이 저노출군에 비해 유의하게 사망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1.11, 95% CI=1.09~1.14). 베트남 참전군인의 경우, 노출 기간이 길지 않으며(평균 참전 기간이 1.1년)20) 고엽제에 노출되는 것이 싫어 군대를 떠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건강근로자생존효과가 일반 직업과 비교하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1) 따라서, 이 결과는 내부 비교군을 사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상당 부분 건강근로자(군인) 효과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결과 해석 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점은 선택적 생존비뚤림(selective survival bias)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다. 고엽제 피해 역학조사는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이 귀국한 후 짧게는 20년, 길게는 27년 정도가 지난 후에 이루어진 만큼, 연구를 위한 코호트 구성 시기인 1992년 이전에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사망위험은 과소평가되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추가 분석에서 고엽제 저노출군 대비 고노출군의 사망위험이 추적 초기인 1992~1999년에서만 유의한 결과(HR=1.16, 95% CI=1.11~1.21)를 보인 점은 선택적 생존비뚤림의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20)
고엽제 피해 범위 인정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며 한국도 이러한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는 의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엽제 해독성의 확인, 고엽제 관련 정보의 공개, 이해 당사자들의 조직적인 의사표시 등에 기인하고 있다.22)
2004년 한 신문사는 경남 고성군의 한 폐금속 광산 인근지역의 주민들에게 ‘이타이이타이병’이 의심된다는 내용을 보도하였다. 환경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인근 지역주민 7명의 뇨중 카드뮴 농도를 측정한 결과 높은 수치를 보였고, 그 중 상당수가 근골격계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23) 2004년은 환경보건정책과가 환경부 환경정책실 산하에 새롭게 만들어진 해로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의 여러 부처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역학조사단을 구성하여 대대적인 조사를 시행하였다. 인근 주민 102명과 대조군 149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뇨중 중금속(카드뮴, 구리, 비소, 납, 아연) 수준을 측정하였으며, 대기, 토양, 식수 및 농산물(쌀, 보리, 고추, 콩 등) 내 농도를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또한, 신장기능지표인 beta-2-microglobulin, alpha1-microglobulin, NAG (N-acetyl-beta-glucosaminidase)와 골밀도를 측정하였다.
조사결과, 노출지역 주민의 혈액 및 뇨중 카드뮴 농도의 평균과 범위는 각각 3.3 μg/L (범위 0.7~14.6), 2.1 μg/g creatinine (범위 0.1~11.6)이었고, 대조지역 주민에서는 2.2 μg/L (범위 0.3~5.1), 1.5 μg/g creatinine (범위 0.1~14.7)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24) 반면, 카드뮴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장 손상 지표들의 수준과 골밀도 수준은 두 그룹 간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명확한 ‘이타이이타이’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용량-반응 관계로 해석될 수 있는 일부 결과와, 폐광산 침출수의 영향을 직접 받는 논에서 재배된 쌀의 카드뮴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 갱내 수질 검사 결과 카드뮴 농도가 높게 검출된 점을 볼 때 지속적으로 추적조사가 필요하며, 다른 지역의 폐광산 인근마을 주민에 대해서도 정부차원의 건강영향조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후 폐광 등 취약지역 건강영향조사 기본계획안이 마련되었으며, 2008~2011년에 걸쳐 38개소 폐광지역에 대해 1단계 조사, 2013~2017년에 걸쳐 104개소에 대해 2단계 조사, 2019년부터 84개소에 대해 3단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성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한 역학조사 방법과 사후관리 절차는 전국적으로 진행된 폐금속 광산 지역주민 건강영향조사의 모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23)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먼지, 분진 등으로 건강 피해, 정신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지속되었으나 처음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계기는 2006년의 강원도 영월 지역 사례였다. 분쟁해결을 위해 영월에 위치한 3개의 시멘트 회사와 지역주민 간에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주로 기업이윤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배경 아래,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년에 4년에 걸친 역학조사를 시작하였고, 이후 충북의 제천과 단양, 강원도의 삼척, 전라남도의 장성, 강원도의 강릉, 동해, 충청북도의 청주 등 다른 지역으로도 조사를 확대하였다.
영월 지역의 조사결과, 유효조사자 1,357명 중 15.9%인 216명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25) 40세 이상으로 한정할 경우, 유효조사자 1,217명 중 17.3%인 211명이 COPD 진단자였는데 이를 2008년 전국 읍∙면 단위 인구로 표준화한 유병률은 15.6%였다. 한편,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읍면 단위 40세 이상에서 COPD의 유병률 역시 15.0%로 유사하였다. 이 두 수치가 큰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일 수 있으나, 두 조사의 진단 정확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되었고, 이러한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대조지역을 선정하여 비교하는 방식의 분석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충북의 제천과 단양 지역의 경우 COPD의 유병률은 유효조사자 1,713명 중 13%로 208명이었음에 반해, 이들의 대조지역은 8.5%였다.2) 또한, 초등학생의 혈중 납과 수은 농도 역시 대조지역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강원도의 강릉과 동해의 경우에도 COPD의 연령표준화율이 각각 7.2%, 5.9%로 대조지역의 2.9%에 비해 높았으며, 뇨중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대사체인 뇨중 1-OHP의 농도도 대조지역 보다 다소 높았다.2) 이들 연구는 시멘트공장 및 석회석 광산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25)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만리포 인근에서 허베이스피리트호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 지점과 인접한 충남 해안은 다양한 어패류 양식장이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생태계 전반이 훼손되었다. 또한, 지역주민과 방제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벤젠,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AHs)로 인한 신체적 피해가 나타나 이에 대해 역학연구가 수행되었다.
지역주민에게 발생한 두통 등의 증상은 저오염 지역군에 비해 중오염 지역군에서 8배, 고오염 지역군에서는 13배 높았다. 피부계 증상 중 가려움은 고오염지역에서 4.8배, 눈 아픔이 3.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26) 사고 이후 설립된 태안환경보건센터가 2009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차 중장기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태안의 해안가 주거 주민들의 PAHs로 인한 유전물질 손상지표는 4.46 수준으로 일반인 평균치인 1.18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전자 손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하였다.27) 또한, 방제작업기간이 긴 주민들의 산화손상지표가 높게 나타났으며, 해안가 지역 학생의 천식 유병률이 기타 태안 내륙지역 학생들보다 2.5배 정도 높았고, 공단지역보다도 2~4배 높았다. 또한, 피해지역의 고노출 주민에게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우울증 등의 만성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28)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건 당시 수행된 역학연구는 누구(또는 어떤 집단)에게 어떤 질병이 얼마만한 규모로 발생했는지 그 건강 손실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잠재적 위해 대상 집단을 장기 추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16) 그러나 방제 작업 작업 당시 설문조사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에게 작업 전후 두통, 메슥거림 등의 건강영향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출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점도 있다. 따라서, 환경 사고 발생 초기에 노출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구체적인 매뉴얼 작성의 필요성도 대두되었다.
2011년 4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미확인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폐손상으로 임산부들이 사망하거나 입원 중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진료를 담당한 호흡기내과 의사는 이러한 폐손상이 바이러스성 폐렴 등 기존 질환과 전혀 다르다며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원인 미상 폐손상의 원인을 가습기살균제로 추정하는 주요 역학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질병관리본부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A의료기관 입원 환자 중 원인 미상 폐손상 환자 정의에 부합한 18명의 환자군과 121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집단의 폐손상 발생 위험도(odds ratio, OR, 오즈비)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47.3 (95% CI=6.0~369.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29) 역학조사를 통해 처음 보고된 병원 외에도 전국적으로 유사한 환자가 발생하였고, 발생 시기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이 가장 많은 시기와 3개월 정도의 간격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9월부터 가습기살균제 3종에 대해 동물독성 흡입실험을 진행한 결과, 2종(‘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MG)’ 성분과 ‘올리고 에톡시에틸 구아니디움(PGH, oligo (2-(2-ethoxy)ethoxyethyl guanidium chloride)’)의 실험군에서 호흡이상 및 폐섬유화 현상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1년 11월 11일 보건복지부는 가습기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 환자들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가습기살균제 6종에 대해 수거명령을 내렸다.30) 수거명령의 대상이 된 가습기살균제는 PHMG 및 PGH 성분이 들어간 종류였으며, 나머지 종류에 대해서도 사용자제를 권고하였다.
가습기살균제와 관련된 최초의 역학 연구는 2008년으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지기 전, 2008년 초 대한소아학회지에 ‘2006년 초에 유행한 소아급성 간질성 폐렴’이라는 사례보고 논문이 발표된 바 있었다.31) 전 사회적 이슈가 된 직후인 2012년 초 한국환경보건학회에서는 2011년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인터넷 카페)에 접수된 피해사례 174건(133가족)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수행하였다.32) 이 조사에서는 역학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짝지은 환자-대조군 분석을 실시하였다. 각기 다른 방에서 취침한 형제 세트(n=4) 또는 다른 방에서 취침한 성인 가족 세트(n=20)에서 환자군은 전적으로 가습기살균제 사용군에서만 관찰되어 오즈비가 무한대로 산출되었다. 이는 사망 또는 증상이 나타난 후 출생한 형제 세트(n=4)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같은 방에서 취침한 형제 세트(n=9)에서는 피해자가 가습기와의 상대적인 거리가 더 먼 경우는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아 마찬가지로 오즈비가 무한대였으며, 같은 방에서 취침한 성인 가족 세트(n=24)에서는 가습기와의 상대적인 거리가 짧은 경우에 피해자가 발생할 위험도가 3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OR=3.7, 95% CI=1.02~13.2).
이후 가습기살균제의 사용 특성과 가습기살균제폐손상(HD-associated lung injury, HDLI)의 연관성을 평가한 일련의 역학연구들이 수행되었다. 피해신청자 169명을 환자군으로 피해를 입지않는 303명의 가족을 대조군으로 하여 분석한 결과, 하루 중 평균 사용 시간, 하루 평균 취침 시 노출 시간, 가습기까지의 거리, 공기 중 농도 추정값(사용량과 방 크기를 고려한 농도)이 중요한 요인이었다.33) 16명의 중증폐손상 소아 환자군과 3배수의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가습기살균제 사용 및 초음파 타입 가습기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34) 16명의 성인 중증폐손상 환자와 5배의 지역사회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가습기살균제의 사용정도에 따라 강한 양-반응관계가 관찰되었다.35) 총 62건의 신고된 중증폐질환 사망자를 대상으로 한 생존분석 연구에서 PHMG를 사용한 경우에는 영유아와 주당 가습기 사용일수, 공기 중 농도 추정값을 유의미한 요인으로 꼽았으며, PGH를 사용한 경우에는 영유아만이 유의미했다고 분석하였다.36) 한편, 피해 신고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조사가 수행되었는데, 가습기살균제 노출 특성과 건강이상 경험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 하루 중 사용 시간, 가습기살균제 한 통을 다 쓰는 데 소요되는 기간, 가습기살균제를 투입하는 빈도 등 가습기살균제 사용정도를 나타내는 변수와 가정내 건강이상 경험자 여부 간에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었다.37) 최근에는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간질성폐질환, 천식, 폐렴 간의 연관성에 대한 역학적 증거도 제시되고 있다.38-40) 더 나아가 가습기살균제 사용에 따른 아동의 학업성취도 간의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도 존재한다.41) 그리고, 2020년 CMIT/MIT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한 기업에 대한 형사소송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후 CMIT/MIT 노출과 건강영향 간의 인과성에 대한 논란도 진행중이다.42)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2013년)」 및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8년)」 이 제정되는 계기가 되었다.16)
20세기 중반까지 벨기에의 뮤즈 계곡사건, 미국의 펜실베니아 도노라 사건, 영국의 런던 스모그, 미국의 LA 스모그, 멕시코의 포자리카 중독사고 등 피해가 상당한 대기오염 사건들로 인해 대기오염이 공중보건에 큰 위해가 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대기오염 수준이 개선됨에 따라 낮은 수준의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이 과연 건강에 위험이 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대기오염 사건 수준이 아닌 평상시 낮은 수준의 노출만으로도 사망 및 질병 발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본격적으로 대기오염역학 연구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과 관련된 건강영향 조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의 대기오염 역학연구는 주로 단면조사 연구 또는 생태학적 연구 형태로 수행되었다. 예를 들어, 1969년 서울시 주민 1,167명을 대상으로 호흡기질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수행하고, 병원의 호흡기질환 내원기록을 이용하여 호흡기질환자의 일별 내원율과 대기 중 SO2 및 CO 농도의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43) 이후 1990년대까지 도시(개발) 지역과 농촌 지역 등의 대조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코넬메디컬인덱스(CMI)나 호흡기계 질환을 조사하는 설문지 조사, 지역의료보험 자료에서 만성 호흡기계 질환의 입원율과 외래 수진율 등을 조사하여 비교하는 연구 등이 수행되었고, 대체로 대기오염의 건강영향을 시사하는 결과를 얻었다.44) 한편, 1990년대 초 세계적으로 대기오염 역학연구 방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대기오염 모니터링으로 얻은 시계열 자료와 사망자료를 연계하여 인천, 서울, 울산 등 대도시 대기오염이 조기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예로, 1995~1996년 간 인천의 PM10이 10 µg/m3이 증가할 때 사망자 수는 0.8% 가량 증가하였고, 1991~1995년간 일일 최대 시간당 오존 농도가 50 ppb 증가할 때 사망자 수가 서울의 경우 1.5%, 울산의 경우 2.0% 정도 증가했다고 분석한 연구를 들 수 있다.45,46) 이후 대구 등 다른 광역시에 대해서도 사망수 증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47) 사망뿐만 아니라 폐암발생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거나,48) 천식의 급성 악화 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수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49-52) 최근에는 기여위험도를 산출하거나,53) 시공간 분석 등 새로운 분석기법을 도입하는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54)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는 1990년 전라남도 영광 주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 조사는 영광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의 무뇌아 유산이 원전의 방사선 누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1989년에 제기된 이후 수행되었다. 그 후 1992년부터 4년간 전국의 원전이 속해 있는 모든 지역주민과 원자력발전소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호트(cohort)가 구축되었다.55)
코호트 입적 시 조사내용은 건강실태조사, 역학설문조사, 추적관찰조사, 환경 방사선량 평가였으며, 해외 사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졌다. 조사대상은 4개 원전 종사자와 원전으로부터 3~5 km 이내 10세 이상의 지역주민이었으며, 비교대상은 원전으로부터 약 20 km 이내에 거주하는 근거리 주민과 먼 거리 지역인 경기도 양평군(농촌지역)과 서울(도시지역) 지역 주민이었다. 종사자 9,500명, 주변주민 7,494명, 근거리 대조군 3,464명, 원거리 대조군 3,552명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시행하였고, 이후 2011년까지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계속되었다. 1992년에 코호트가 구축된 이후 최종적으로 원전 주변지역의 주민 11,367명(남: 4,491명, 여: 6,876명), 근거리, 원거리, 서울지역을 모두 포함한 대조지역 주민 24,809명(남: 10,503명, 여: 14,306명)을 추적관찰하였고, 각각 705명(남: 393명, 여: 312명) 및 1,593명(남: 941명, 여: 652명)의 암 발생을 확인하였다.56)
2011년 최종보고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변 여성의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원거리 대조지역 주민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관찰되었으나(위험비, hazard ratio, HR=2.5), 원전 방사선과 암 발병 위험도 간에 인과적인 관련성은 찾을 수 없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56) 이러한 결론을 두고 전개된 학계의 논쟁은 주로 발견비뚤림(detection bias, 검진 바이어스)의 개입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다른 연구팀에 의해 자료의 재분석이 이루어졌으며, 발견비뚤림을 고려해도 갑상선암 위험이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57) 최근에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지하수에서 삼중수소(트리튬)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어 사회적인 논란과 논쟁이 진행되기도 하였으며, 갑상선암과 관련한 논란58)으로 지속적인 역학조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역학적 이슈는 민원 해결 또는 유∙무형적 보상 과정과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59)
2000년대 이후 지역 주민에게 발생하는 집단적인 암 발병에 대해 역학조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장점마을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의 건강영향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되었으며, 주민대표, 주민 및 환경부 추천 전문가 등 10명으로 민관 합동조사협의회가 구성되었다.60) 이후 2017년 12월부터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주관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되었다.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하였다. 장점마을의 남녀 표준화발생비(standardized incidence ratio, SIR)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 2.05배, 기타 피부암에서 여자 25.4배 및 남녀 전체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 등이었으며, 각각의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또한,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에 주민들이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갑상성암을 제외한 모든 암, 담낭 및 기타 담도암, 기타 피부암의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건강 손상은 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서 불법적으로 사용한 연초박(담뱃잎찌거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연초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NNN 및 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에서 발표한 발암물질이며, 사람에게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점마을 사례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인정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60)
이상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환경보건 사건에서 다양한 형태의 역학적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수행된 역학적 연구는 환경보건 문제의 해결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역학적 연구를 통해 명확한 인과관계 규명이나 특정 원인으로 야기된 환경보건 문제의 크기를 결정하는 과정이 원활히 수행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역학적 자료보다 오히려 동물실험에 의존하여 원인적 관련성 여부를 평가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동물실험이 생물학적 개연성을 보여주는 실험적 증거를 찾기 위한 과정의 일부일 수 있으나, 실험을 통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하였다고 하여 잘 디자인된 역학연구 결과의 타당성이 부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경역학, 노출평가, 독성학, 임상의학 등 각 분야의 학제 간 긴밀한 협력과 보완을 지향하되 역학연구의 경우 연구설계의 적합성과 그에 기반한 결과해석 여부에 초점을 맞춘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원인적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통계적인 방법론이 시도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시계열 분석, 기계학습 도구를 이용한 분석, 이중차분 분석(Difference in Difference) 등을 들 수 있다.61) 앞서 살펴본 여러 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좀 더 개선된 환경역학 연구설계가 필요한 주요 이슈와 고려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요약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생활환경은 직업환경과 달리 유해인자의 노출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생활환경은 환경적 재난사건이 아니라면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의 노출이 발생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노출이라도 장기간 지속된다면 결국 심각한 건강영향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저농도 장기 노출에 의한 건강영향을 찾아내는 데 적합한 역학적 연구설계와 분석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작은 크기의 영향을 찾아낼 수 있는 통계적 기법의 발달은 좋은 예인데, 이들 기법을 활용하려면 충분한 표본수를 확보해야 하며, 많은 경우 장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대기 오염 물질의 장기 노출이 미치는 건강 영향 연구의 경우 대기오염 예측 모델과 개인의 주소 정보를 통해 개인별 노출을 평가하고, 대기오염 물질 농도에 따른 질병이나 사망의 위험비를 구하거나 생존분석으로 대기오염 물질 장기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62) 또한 낮은 수준으로 여러 가지 인자에 동시 노출되는 복합노출의 건강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
역학연구는 질병과 노출을 있는 그대로 잘 서술하는 기술역학적 접근에서 시작하여, 어떠한 요인과 결과 간의 연관성을 평가하는 분석역학적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인 관심사가 된 사건에서는 명확한 인과관계 규명이 요구되고 피해 구제와 관련된 소송에서 역학적 연구결과가 판결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생태학적 연구나 단면적인 연구에서 그치지 않고, 노출과 질병의 선후 관계를 잘 확립한 분석역학적 연구가 적극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비록 분석역학 연구를 통해 인과적 관련성이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특정 개인의 질병 발생에 유해인자의 노출이 얼마나 기여하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이다.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와 같이 인구집단을 단위로 하는 생태학적 연구 결과는 연구디자인 자체에 내재하는 한계점으로 인해 환경오염 관련 소송에서 불충분한 증거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단순히 2차 자료의 분석에 그치지 않고, 최대한 분석역학적 연구설계를 적용하는 단계까지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 수준의 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건강영향의 정도가 증가하는 용량-반응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분석역학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해석할 때는 계통적 오류(systematic error)인 비뚤림(bias)이 개입될 가능성은 없는지도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개인 수준의 노출과 건강영향의 정도를 평가하고자 할 때, 노출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다양한 노출평가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다양한 노출 경로의 총합을 반영하는 생체지표(biomarker)의 활용인데, 이처럼 역학적 연구에서 생체지표를 활용하는 분야를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이라고 한다. 생체지표는 흔히 노출을 반영하는 노출 지표(exposure biomarker), 건강영향을 나타내는 건강영향 지표(disease biomarker), 개인적인 감수성 차이를 나타내는 감수성 지표(susceptibility biomarker)로 나뉜다. 노출 지표는 노출에 대한 특이성이 높은 반면, 건강영향 지표는 특정 노출에 의한 것으로 단정짓기 어려워 비특이적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한편, 건강영향 지표는 질병 이전의 생물학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질병 발생 기전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다양한 생체시료를 이용하여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된 생체지표를 측정함으로써 노출수준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원인적 연관성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유전자형 등의 감수성 지표를 통해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역학연구가 수행되는 시점은 이미 노출이 중단되거나 약화된 후여서 정확한 노출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비우호적인 조건에서 역학연구가 수행되기도 한다. 현재 문제가 제기된 질병의 잠복기에 해당하는 기간 이전의 노출 수준을 재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과거 노출 수준을 재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설문조사에 과거의 노출을 알아보는 문항을 넣거나, 현재 상황을 관찰하고 결과를 일지에 기록하거나, 개인 모니터링 장비를 활용하여 현재의 노출 수준을 조사한 후 과거의 노출 상태를 추정하기도 한다. 만약 장기간의 노출을 반영할 수 있는 생체 지표가 있다면 이를 측정하여 과거의 노출을 비교적 정확히 추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과거 주소력 등의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공간적 모델링 기법을 적용하여 노출을 추정하는 방법도 시도하고 있는데, 이처럼 새로운 기법을 적극적으로 탐색, 도입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찰 기반의 역학적 연구설계 중 인과성에 대한 신뢰정도가 가장 높은 분석역학 연구는 코호트 연구(cohort study)이다. 따라서, 단면적이고 일회적인 역학조사가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추적관찰을 할 수 있는 코호트 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호트를 구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선택적 생존이나 발견 비뚤림(검진 비뚤림), 충분한 추적 기간 등을 들 수 있다. 추적관찰이 효율적으로 수행되려면 충분한 시간적 물적 비용, 전문 연구인력과 함께 대상자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당장 환경적 유해인자에 의한 뚜렷한 건강영향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건강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장기간의 추적조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사안이 발생한 후에 수습을 위한 역학연구 보다는 국가적 차원의 단면조사나 2차 자료 등을 활용한 상시적 질병감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감시체계의 성공적인 구축은 환경보건 분야의 사회적 혼란이나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인 이슈인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을 감시하는 것은 상시적 질병 감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물, 식품, 거주 환경 등 건강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부상, 질병, 장애 및 사망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63) 기온, 강수량, 습도의 변화는 병원체의 성장, 매개체 및 척추동물 숙주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매개체 및 설치류의 서식지를 변화시켜 전염병의 전파 속도에 관여한다.64) 기후변화에 대비한 질병감시를 통해 수집된 역학자료에 기반할 때 지역별, 대상 인구집단별 환경보건 정책이 효과적으로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보건 분야에서 역학의 기능과 역할, 역학연구가 환경보건 발전에 기여한 사례 및 전망을 살펴보았다. 환경적 원인이 의심되는 집단발병과 같은 환경보건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환경보건 분야에서 역학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환경역학 연구는 사건이 발생한 후 건강 영향과 환경 인자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었다면, 향후에는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관점에서 환경보건 이슈와 역학적 접근이 필요한 분야를 예측하고 정책과 원활히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시작하는 수동적인 대처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능동적인 질병감시 시스템과 장기적인 역학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긴밀한 부처 간 협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이경무(교수), 박문영(석사)
J Environ Health Sci. 2022; 48(3): 138-150
Published online June 30, 2022 https://doi.org/10.5668/JEHS.2022.48.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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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Mu Lee1* , Moon-Young Park2
1Department of Environmental Health,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2Department of Environmental Health,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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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ground: Epidemiology is a fundamental study of public health, including environmental health, since the features and causes of diseases discovered through epidemiology provide crucial information for developing successful disease prevention strategies.
Objectives: This paper tried to define the role and function of epidemiologic research in the field of environmental health, summarize examples of epidemiological studies with regard to selected environmental health events in South Korea, and address important issues that should be considered when conducting epidemiological research in the future.
Methods: Epidemiological studies of selected environmental health events were reviewed and summarized in terms of their contribution to environmental health in South Korea. Based on the information, important issues were suggested for future epidemiological studies in environmental health.
Results: The role and function of epidemiologic research in the field of environmental health includes the systematic description of the health effects caused by environmental exposure, verification of th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environmental exposure and health effects, and provision of background data for conducting prevention strategies and developing policies. A number of epidemiological studies have contributed to characterizing and assessing the environmental risks involved in a series of environmental health events in South Korea.
Conclusions: Important issues for future epidemiological studies may include health effects from chronic low-level environmental exposure, application of analytical epidemiology to elucidate causal relationships, use of exposure/disease/susceptibility biomarkers, accurate reconstruction of past exposure status, cohort recruitment and long-term follow-up, and in-advance surveillance of diseases with environmental causes.
Keywords: Environmental health, epidemiology, environmental health events, causal relationship
환경보건(環境保健, Environmental Health)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환경을 다루는 보건학의 한 분야로 정의할 수 있다.1) 역학(疫學, Epidemiology)은 어원학적으로 인구집단에 관한 학문 또는 인구집단의 질병에 관한 학문이라는 뜻을 가진다. 역학을 통해 인구집단의 질병 빈도와 분포를 확인하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규명하며,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2) 역학으로 밝힌 질병의 특징과 원인은 효과적인 질병 예방 대책을 수립하는데 필수 자료이기에 역학은 환경보건을 포함한 보건학의 기초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역학연구(epidemiological study)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을 직접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동물실험은 모든 외적 변수를 조절할 수 있다. 반면에 실험 역학(experimental epidemiology)은 임상실험이나 지역사회 실험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변수의 조절이 쉽지 않다. 따라서 역학연구는 대체로 관찰(observation)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역학(environmental epidemiology)은 역학의 한 분야로 환경적인 요인과 질병의 원인적 연관성 여부를 규명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2) 환경역학에서 환경은 유전적 요인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면서 질병 또는 건강상태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환경적 요인은 흔히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요인으로 구분한다. 넓은 의미의 환경은 식이요인 및 직업적인 노출을 포함하지만, 흔히 환경역학은 식이와 관련된 요인을 다루는 영양역학(nutritional epidemiology)이나 직업적 요인을 다루는 직업역학(occupational epidemiology)의 영역은 제외하고 대기와 같은 환경매체 속 오염물질에 한정하여 정의되어 왔다. 그러나, 식이요인의 경우 경구로 노출되는 화학물질로 볼 수 있으며, 직업적 노출 역시 비직업적인 환경의 노출에 비해 강도와 기간이 더 긴 경향이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인 환경인자 자체는 동일하다. 따라서, 환경역학을 영양역학 또는 직업역학 분야까지 포함하여 넓은 의미로 정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재해(disaster, 전쟁, 홍수, 해일, 지진 등)를 통해 환경이 파괴된 인구집단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환경보건에서 역학적 연구가 가지는 역할과 기능을 정리하고, 우리나라 환경보건 분야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를 살펴본 후, 환경역학 관련 이슈 및 앞으로의 전망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환경보건에서 역학의 역할과 기능으로는 첫째, 환경으로 인한 건강영향의 양상을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것, 둘째, 환경으로 인한 건강영향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 셋째, 환경으로 건강영향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정책에 근거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2) 더 나아가 기존 환경정책을 환경역학의 측면에서 모니터링하고, 사후평가하여 개선안을 제공하는 것 역시 역학의 역할과 기능으로 편입될 필요가 있다. 건강영향은 질병(疾病, disease)이나 질병 상태 이전의 생물학적인 변화, 그리고, 건강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재해/사고까지 포함할 수 있다. 최근 혈액이나 소변 등의 생체시료에서 분자수준의 생체지표(biomarker)를 측정하는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이 발전하여,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노출이나 질병 상태를 측정할 수 있고, 개인적인 감수성(susceptibility) 정보를 포함하는 지표도 분석 가능하게 되었다.3)
건강영향의 양상을 체계적으로 기술한다는 것은 질병이나 건강과 관련된 현상이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는지, 또 건강영향의 빈도, 중증도와 같은 특성이 어떠한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대상 질병은 소위 환경성 질환 또는 직업성 질환과 같이 환경적 요인이 명확하게 작용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만성병도 대상이 될 수 있다. 현대 역학의 다요인설에 의하면 거의 모든 만성병의 발생에 환경 또는 직업적 요인이 어느 정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보건법’은 환경성 질환을 수질오염에 의한 질환,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증, 신경계 및 생식계 질환, 석면에 의한 폐질환, 환경오염 사고로 인한 건강장해, 대기오염물질과 관련된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 등으로 감염병은 제외한다고 정의한다.4)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병이 포함되기도 한다. 직업성 질환 또는 직업병(職業病, occupational disease)의 정의는 특정업무, 특정물질 또는 특정 환경에 기인해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통상적으로 사고에 의한 돌발적인 상해나 중독은 포함되지 않는다.2)
건강영향의 환경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질병과 환경적/직업적 노출 간의 원인적 연관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관찰되는 연관성이 우연히 또는 왜곡되어 마치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닌지, 정말 명확한 인과관계를 내포하는 원인적 연관성(causal relationship)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환경역학 조사는 일상 생활환경의 범주에 속하는 유해인자의 노출로 발생하는 건강영향을, 직업역학 조사는 직업 또는 작업환경의 범주에 속하는 유해인자의 노출로 발생하는 건강영향을 조사한다.
환경으로 인한 건강영향을 예방하는 정책에 근거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은 인과성이 규명되거나 가능성이 높은 요인의 노출을 막거나 줄이는 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보건정책 수행 시에는 확실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사전주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 사전예방 원칙)이라고 한다.5) 이는 비록 원인과 결과 간의 원인적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았더라도, 건강에 위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위해(risk)의 증거가 없다는 것이 위해가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는 개념에 기반한 것이다. 1854년 영국의 런던에서 발생한 콜레라의 유행을 음용수가 나오는 펌프를 폐쇄하여 종식시킨 일은 사전주의 원칙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이다. 콜레라 균이 발견된 것은 이후 수십 년 후의 일이다. 이후 사전주의 원칙은 1992년의 리오선언에서 환경개발에 관한 기본 원칙으로도 언급되었으며, 과학적 불확실성이 환경의 악화를 막는 조치를 지연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 등 환경공해를 거론하는 일이 금기시될 만큼 환경보건은 다른 분야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았다.6)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을 경제개발의 기본 목표로 삼았으며 환경공해에 대한 대책은 후순위였다. 우리나라에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환경 및 직업 보건 분야에서 역학연구가 수행되기 시작한 때는 1990~2000년대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본 단원에서는 환경 및 직업보건 분야에서 이슈가 된 주요 사건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표 1).
Table 1 . 환경 및 직업보건 분야 주요 사건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
순번 | 환경보건 사건 | 연도 | 환경적 유해인자 | 건강영향 | 수행된 역학적 연구 | 역학연구의 주요 결과 |
---|---|---|---|---|---|---|
1 | 온산7-9) 및 여천공단11,12) 환경오염 피해 | 온산: 1974~1991여천: 1992~2006 | - 중금속(카드뮴 등) - VOCs (클로로포름, 스티렌, 톨루엔 등) | - 어업 및 농작물 피해 - 피부병, 가스중독 등 | - 환경오염 물질의 측정 - 증상호소율 조사 | - 환경 및 인체 내 유해물질(예 혈액내 중금속)의 확인 - 대조지역과 비교하여 높은 증상호소율 관찰 |
2 | 낙동강 페놀 사건14,15) | 1991 | - 식수 중 페놀 | - 악취, 구토 - 유산 | - 증상 호소 비율 조사 - 페놀 오염 식수 노출과 임신결과 간 연관성 평가 | - 노출군에서 증상호소율이 높았으나, 페놀 노출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유의하게 높았음 - 전반적으로 임신결과와 연관성이 뚜렷이 증명되지 못함 |
3 | 고잔동 주민 유리섬유 건강피해17,18) | 1994~1996 | - 유리섬유 | - 피하 양성 종양, 피부질환 | - 지하수 분석 - 병리학적 검사 - 조직 내 유리섬유 분석 | - 지하수 및 지방조직 내 유리섬유 발견 - 노출군과 비교군의 피하 종양에 대한 유병률비가 6.32임 |
4 | 베트남전 참전군인에 대한 고엽제 노출 피해 조사20,21) | 1995~현재 진행중 | - 고엽제 | - 참전군인의 암 및 다양한 질병 사망 및 발생수준 증가 - 2세에서 일부 질병의 사망 및 발생수준 증가 | - 고엽제에 대한 노출 평가 - 표준화사망비(SMR) 및 표준화발생비(SIR) 산출 - 노출수준에 따른 비교 | - 위암, 간암, 담관담낭암, 간경화, 뇌졸중, 만성하기도질환 사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 있음 - 침샘암, 위암, 간암, 담낭암, 가슴샘암, 신장암, 방광암 발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이 있음. |
5 | 고성 폐금속 광산 오염 피해23,24) | 2004 | - 카드뮴 등 중금속 | - 근골격계 증상 의심 | - 폐광산 인근 주민 건강검진 - 카드뮴 분석 | - 혈중 카드뮴 및 뇨중 카드뮴 농도가 노출군에서 더 높음 |
6 |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 피해(영월, 충북, 삼척, 강릉, 장성)2,25) | 2006~현재 진행중 | - 시멘트 분진 | -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 - 건강검진 -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 비교 | - 노출지역에서 대조군에 비해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이 더 높음 |
7 | 태안반도 원유유출 사건26-28) | 2007~2017 | - 벤젠 - 다환방향족탄화수소 | - 두통, 피부증상 등 | - 지역주민 및 방제작업자에 대한 건강 피해 조사 - 유전손상 지표 측정 | - 중/고오염 지역에서 저오염지역 보다 증상유병률이 높음 - 태안 해안가 주민에서 산화손상 확인 |
8 | 가습기살균제 피해29-42) | 1994~현재 진행중 | - 가습기살균제 성분(PHMG, PGH, CMIT/MIT 등) | - 중증폐질환, 천식, 폐렴 등 | - 중증폐질환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 -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 - 일반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 - 중증폐질환에 대한 오즈비: 47.3 - 가습기살균제의 사용시간/ 일, 가습기까지의 거리 등이 위험요인 - 천식, 간질성 폐렴과의 연관성 확인 |
9 | 대기오염의 건강영향43-54) | 1990년대 중반~현재 진행중 | - 미세먼지, 오존 등 | - 조기사망 증가 - 호흡기 질환 | - 대기오염 모니터링 자료와 사망자료를 이용한 시계열적 연구 -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수 간 연관성 평가 | - 미세먼지와 오존의 농도가 높을 때 사망률이 높아지는 연관성 확인 - 미세먼지가 높은 시기에 응급실 내원수 증가 |
10 |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의 건강55-58) | 1990~현재 진행중 | - 방사선 | - 기형아 출산 등 건강피해 우려 - 암발생 | - 암코호트 구축 및 추적조사 및 재분석 연구 | - 대조지역에 비해 여성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높음 |
11 | 장점마을 암 발병60) | 2017 | - 연초박(담뱃잎 찌거기) | - 암발생 | - 지역주민에 대한 노출평가 - 표준화암발생비(SIR) 산출 | - 연초박의 건조과정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배출 확인 - 모든 암,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발생이 유의하게 높았음 |
1974년부터 현재의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 일대의 19개 마을에 걸친 512만 평은 비철금속 위주의 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온산공단으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주민 이주 계획이 미흡한 상태에서 공장이 우선 입주하여, 주민들의 거주지역이 공장들 사이에 위치하는 등 주거지와 공장이 매우 근접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주민들은 산업폐수로 인해 어업에 피해를 입거나, 대기에 포함된 유황으로 벼가 시드는 등 농사에 피해를 입기 시작하였다. 이에 1981년부터 주민 이주 계획을 추진하였고, 1982년에는 온산면 이주 추진협의회가 조직된다. 이후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피부병, 가스중독 등의 피해가 발생하였고, 1983년부터는 피부, 근골격계, 눈, 신경계, 호흡기계 등 전신에 비특이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소위 ‘온산병’으로 일컬어지는 환자들이 집단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1983년 12월에는 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보상금지급 판결이 내려졌다. 1984년, 한 대학의 연구기관이 수행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온산지역 주민들의 자각 증상 평균 호소율은 43%로, 같은 온산지역이면서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대조지역의 33%보다 더 높았다.7) 주민의 혈중 카드뮴 농도는 0.005~0.015 ppm, 혈중 구리 농도는 0.821~1.042 ppm, 혈중 납 농도는 0.162~0.206 ppm이었으며, 해양생물 내 중금속 농도 또한 매우 높은 결과를 얻었다.8)
1985년 1월에는 한국공해문제연구소에 의해 이 지역 주민수백 명이 이타이이타이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소견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역학조사 결과 전형적인 이타이이타이병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었다. 즉, 특정 오염물질에 의한 특이적인 증상이 아니라 여러가지 중금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양한 건강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1985년 7월에는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593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소는 총 465명인 78%가 온산병 환자이며, 온산 지역의 총 환자수는 1,500~2,000명 정도라고 추산하였다.9) 그러나, 명확한 기전은 밝히지 못하였다. 이후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지역주민들은 이미 추진 중이었던 이주 계획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는데, 세 차례에 걸쳐 이주가 이루어졌으며 이사한 주민은 당초 계획의 20%에 못 미치는 2,601명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공해피해가 결국 온산병이라는 공해병으로 나타났음을 인식하고, 환경문제를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로 여기게 되었다. 또한, 당시 환경청이 공해병이 아닌 환경성 질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여러 환경운동단체가 활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10)
현재의 여수인 여천에 위치한 여천공단은 1969년에 583만 평 규모로 조성된 대단위 공업단지이며, 이후 2001년에 ‘여수국가산업단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 지역은 급속한 발전 및 산업규모의 확장에 따라 각종 환경피해 분쟁이 계속되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여천공단 주변 지역 주민들이 집단 이주대책 수립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여천시는 여수산단 주변마을 주민피해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용역을 의뢰하여 ‘여천공단 주변마을 환경영향 및 대책에 관한 연구(1992~1995)’를 진행하였다. 2년 4개월에 걸친 조사가 끝난 1996년에 여천산단 주변 마을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결과를 발표하였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KIST의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성유기오염물질에 속하는 클로로포름, 스티렌, 톨루엔의 경우 기준치를 초과하였으며, 해수의 수은과 공단 주변 하천, 지표수의 화학적 산소요구량 역시 그러하였다.11) 이에 환경부는 6개윌 동안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이주 요구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다. 환경부의 역학조사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은 마을에서 증상호소자의 비율이 높았고, 특히, 림프 및 조혈조직의 악성 신생물 발생이 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12) 이후 1999년에 이주계획을 확정하였고, 2000~2006년에 걸쳐 1,671세대가 이주하였다. 이 사건은 1986년 온산공단 주변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주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단 주변의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였음을 보여주었다.13)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후 2003~2010년에 광양만권, 포항, 울산, 청주, 시화∙반월 등의 주요 국가산단을 대상으로 1단계 사업인 ‘지역주민 환경오염 노출수준 및 생체모니터링’ 사업이 수행되었다. 2011~2016년에는 같은 지역에 2단계 사업으로 ‘산단지역 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 사업이 수행되었다. 이어 2018~2022년에 3단계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노출평가 및 건강영향 평가로서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은 구미 소재 공업단지 내 두산전자의 페놀수지 저장탱크로부터 1991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다량의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입된 사건이다. 한 역학연구14)는 대구시에서 낙동강 물을 수원으로 하는 다사 수원지와 낙동강 수원지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1,352가구를 노출군으로, 가창댐 물과 공산댐 물을 수원으로 하는 가창 수원지와 공산 수원지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907가구를 비노출군으로 하여, 증상호소 정도를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대체로 노출군에서 각종 증상의 경험 비율이 높았으며, 비노출군에 비해 2~6배 더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관련이 없다고 분류된 증상에서도 경험비가 2~5배로 높게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도 제기되었다.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페놀 오염 식수 노출과 임신 결과의 영향 여부를 살펴본 국내 연구는15) 임신부들이 1991년 3월에 대구시의 페놀에 오염된 식수에 노출됨으로써 임신 20주 미만의 유산, 사산, 조산, 태내발육지연, 선천성 기형, 생후 1주 이내의 신생아 사망 등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뚜렷하고 충분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신 37주 미만의 조산아 비율에서 오염 지역이 6.0%, 비오염 지역이 4.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기는 하였으나, 전반적으로 당시 페놀을 함유한 식수의 노출 정도와 임신결과 간의 인과성이 뚜렷이 증명되지는 못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먹는 물의 수질검사 기준과 항목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자는 요구에 따라 기준이 대폭 강화되었다. 또 먹는 물 안전에 관심이 증폭되어 고도정수처리 시설 확대와 4대강 수질 개선 등 맑은 물 공급종합대책이 마련되었고, 환경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 제정됐다. 이와 함께 이 사건은 건강권과 환경권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16)
1974년부터 가동된 유리섬유 제조 공장이 있는 인천시 고잔동의 인근 마을 지역주민이 집단적으로 피부병과 암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1994년에 보도되었고, 사회적인 관심을 유발하였다. 유리섬유로 인한 건강피해를 연구한 경험이 있는 한 연구팀이 소식을 듣고 조사에 착수하였다. 이들은 1995년 1월부터 수개월 동안 32가구, 주민 152명(남자 71명, 여자 81명)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건강피해를 조사하였다. 이 연구팀은 지하수 분석, 설문조사, 병리학적 검사, 조직 내 유리섬유 분석 및 과거 병록 조사 등을 시행하였다.17) 그 결과, 피부질환 35건(유병률: 23.0%), 피하 종양 15건(유병률: 9.9%, 과거 수술도 포함)을 확인하였고 지하수에서는 유리섬유가 검출되었다. 또한, 피하 양성 종양을 가진 주민의 피하에서 종양 조직을 절제하여 편광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종양의 지방조직 외피를 이루는 섬유조직에서 이중 반사 소견을 보이는 불규칙한 유리섬유 조각들이 다수 발견되기도 하였다. 조사 이전 10년간 지역 내에서 악성종양으로 사망한 환자는 4명이었고, 3명은 동일한 가구에서 발생하였다. 암의 종류는 위암 1예, 식도암 1예, 구강암 1예 및 위암 및 식도암 1예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유리섬유에 의해 피부질환 등의 건강 장해가 발생하였으며, 피하 양성 종양은 유리섬유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악성종양의 발생 가능성에 관하여는 관련성을 밝히지 못하였다. 이후, 1994년부터 약 1년 동안 매립된 약 700여 톤의 유리섬유 폐기물을 파내는 정화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1995년 5월에는 고잔동 일대에 상수도가 보급되었다.
1995년 6월부터 12월까지 환경부가 주관하는 역학조사도 수행되었다. 이 역학조사는 유리섬유 매립지와 같은 유동계 지하수를 사용하는 고잔동 1통 1반 6가구 거주 주민을 노출군으로 선정하였고, 이들을 제외한 조사대상 인구를 비교군으로 하여 다양한 분석을 수행하였다.18) 피하 종양의 과거력에 대한 유병률비(prevalence ratio, PR)는 6.32로 노출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 그러나, 공장 구내식당의 지하수에서만 유리섬유를 검출할 수 있었고, 나머지 지하수 시료와 피하 양성 종양의 조직에서는 유리섬유가 검출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분석 결과와 문헌조사, 세포 및 동물실험 결과에서 특이점이 관찰되지 않은 점을 종합하여, 오염된 지하수에 의해 피하 양성 종양과 피부질환 등의 건강 영향이 발생하였다는 가설은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상반된 두 조사 결과로 인해 추가적인 연구 결과 발표 등 많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경부와 별도로 조사를 수행한 역학조사팀은 식수 및 피하 양성 종양 조직에서 유리섬유가 검출되지 않은 까닭은 시료의 전처리 및 분석 방법의 차이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였다. 즉, 지하수 시료를 채취하여 용기에 담아 실험실에서 검사하는 과정에서 유리섬유가 용기의 바닥과 벽에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로써 지하수로 인한 유리섬유 노출이 피하 양성 종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최초로 인정받게 되었고, 공해를 유발한 회사가 피해와 자사 오염물질이 무관하다고 입증하지 못하면 유죄가 된다는 선례가 세워졌다.19)
국가보훈처는 보상과 관련하여 베트남전 참전군인과 그 자녀들의 질병이 고엽제 노출에 의한 후유증이라는 근거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역학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참전군인을 대상으로 1차 조사(1995~1996), 2차 조사(1998~2001), 3차 조사(2003~2006) 및 4차 조사(2009~2012)를 수행하였으며, 참전군인의 2세를 대상으로 한 고엽제 2세 역학조사(2007~2010)도 진행하였다. 참전군인과 2세 모두를 대상으로 한 5차 조사(2015~2016)는 결과가 공개된 가장 최근의 조사이며, 2018년부터 수행된 6차 조사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5차 조사의 최종보고서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 설계로 베트남전 참전군인 267,526명을 23년(1992~2014) 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관찰 결과, 2014년 12월 31일까지 사망한 참전군인은 모두 49,623명이었다.20) 주요 결과는 위암, 간암, 담관담낭암, 간경화, 뇌졸중, 만성하기도질환 사망과 침샘암, 위암, 간암, 담낭암, 가슴샘암, 신장암, 방광암의 발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을 보인 것이었다.
참전군인과 인구 전체의 사망을 분석한 결과 참전군인의 총 사망에 대한 표준화사망비(standardized mortality ratio, SMR)는 남자 인구 전체와 비교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SMR=0.85, 95% CI=0.84~0.86). 이는 건강근로자(군인) 효과가 개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내부비교군(고엽제에 대한 저노출군)을 적용하여 비례위험비(hazard ratio, HR)를 산출한 결과, 고노출군이 저노출군에 비해 유의하게 사망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1.11, 95% CI=1.09~1.14). 베트남 참전군인의 경우, 노출 기간이 길지 않으며(평균 참전 기간이 1.1년)20) 고엽제에 노출되는 것이 싫어 군대를 떠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건강근로자생존효과가 일반 직업과 비교하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1) 따라서, 이 결과는 내부 비교군을 사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상당 부분 건강근로자(군인) 효과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결과 해석 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점은 선택적 생존비뚤림(selective survival bias)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다. 고엽제 피해 역학조사는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이 귀국한 후 짧게는 20년, 길게는 27년 정도가 지난 후에 이루어진 만큼, 연구를 위한 코호트 구성 시기인 1992년 이전에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사망위험은 과소평가되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추가 분석에서 고엽제 저노출군 대비 고노출군의 사망위험이 추적 초기인 1992~1999년에서만 유의한 결과(HR=1.16, 95% CI=1.11~1.21)를 보인 점은 선택적 생존비뚤림의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20)
고엽제 피해 범위 인정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며 한국도 이러한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는 의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엽제 해독성의 확인, 고엽제 관련 정보의 공개, 이해 당사자들의 조직적인 의사표시 등에 기인하고 있다.22)
2004년 한 신문사는 경남 고성군의 한 폐금속 광산 인근지역의 주민들에게 ‘이타이이타이병’이 의심된다는 내용을 보도하였다. 환경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인근 지역주민 7명의 뇨중 카드뮴 농도를 측정한 결과 높은 수치를 보였고, 그 중 상당수가 근골격계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23) 2004년은 환경보건정책과가 환경부 환경정책실 산하에 새롭게 만들어진 해로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의 여러 부처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역학조사단을 구성하여 대대적인 조사를 시행하였다. 인근 주민 102명과 대조군 149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뇨중 중금속(카드뮴, 구리, 비소, 납, 아연) 수준을 측정하였으며, 대기, 토양, 식수 및 농산물(쌀, 보리, 고추, 콩 등) 내 농도를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또한, 신장기능지표인 beta-2-microglobulin, alpha1-microglobulin, NAG (N-acetyl-beta-glucosaminidase)와 골밀도를 측정하였다.
조사결과, 노출지역 주민의 혈액 및 뇨중 카드뮴 농도의 평균과 범위는 각각 3.3 μg/L (범위 0.7~14.6), 2.1 μg/g creatinine (범위 0.1~11.6)이었고, 대조지역 주민에서는 2.2 μg/L (범위 0.3~5.1), 1.5 μg/g creatinine (범위 0.1~14.7)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24) 반면, 카드뮴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장 손상 지표들의 수준과 골밀도 수준은 두 그룹 간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명확한 ‘이타이이타이’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용량-반응 관계로 해석될 수 있는 일부 결과와, 폐광산 침출수의 영향을 직접 받는 논에서 재배된 쌀의 카드뮴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 갱내 수질 검사 결과 카드뮴 농도가 높게 검출된 점을 볼 때 지속적으로 추적조사가 필요하며, 다른 지역의 폐광산 인근마을 주민에 대해서도 정부차원의 건강영향조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후 폐광 등 취약지역 건강영향조사 기본계획안이 마련되었으며, 2008~2011년에 걸쳐 38개소 폐광지역에 대해 1단계 조사, 2013~2017년에 걸쳐 104개소에 대해 2단계 조사, 2019년부터 84개소에 대해 3단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성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한 역학조사 방법과 사후관리 절차는 전국적으로 진행된 폐금속 광산 지역주민 건강영향조사의 모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23)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먼지, 분진 등으로 건강 피해, 정신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지속되었으나 처음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계기는 2006년의 강원도 영월 지역 사례였다. 분쟁해결을 위해 영월에 위치한 3개의 시멘트 회사와 지역주민 간에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주로 기업이윤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배경 아래,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년에 4년에 걸친 역학조사를 시작하였고, 이후 충북의 제천과 단양, 강원도의 삼척, 전라남도의 장성, 강원도의 강릉, 동해, 충청북도의 청주 등 다른 지역으로도 조사를 확대하였다.
영월 지역의 조사결과, 유효조사자 1,357명 중 15.9%인 216명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25) 40세 이상으로 한정할 경우, 유효조사자 1,217명 중 17.3%인 211명이 COPD 진단자였는데 이를 2008년 전국 읍∙면 단위 인구로 표준화한 유병률은 15.6%였다. 한편,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읍면 단위 40세 이상에서 COPD의 유병률 역시 15.0%로 유사하였다. 이 두 수치가 큰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일 수 있으나, 두 조사의 진단 정확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되었고, 이러한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대조지역을 선정하여 비교하는 방식의 분석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충북의 제천과 단양 지역의 경우 COPD의 유병률은 유효조사자 1,713명 중 13%로 208명이었음에 반해, 이들의 대조지역은 8.5%였다.2) 또한, 초등학생의 혈중 납과 수은 농도 역시 대조지역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강원도의 강릉과 동해의 경우에도 COPD의 연령표준화율이 각각 7.2%, 5.9%로 대조지역의 2.9%에 비해 높았으며, 뇨중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대사체인 뇨중 1-OHP의 농도도 대조지역 보다 다소 높았다.2) 이들 연구는 시멘트공장 및 석회석 광산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25)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만리포 인근에서 허베이스피리트호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 지점과 인접한 충남 해안은 다양한 어패류 양식장이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생태계 전반이 훼손되었다. 또한, 지역주민과 방제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벤젠,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AHs)로 인한 신체적 피해가 나타나 이에 대해 역학연구가 수행되었다.
지역주민에게 발생한 두통 등의 증상은 저오염 지역군에 비해 중오염 지역군에서 8배, 고오염 지역군에서는 13배 높았다. 피부계 증상 중 가려움은 고오염지역에서 4.8배, 눈 아픔이 3.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26) 사고 이후 설립된 태안환경보건센터가 2009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차 중장기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태안의 해안가 주거 주민들의 PAHs로 인한 유전물질 손상지표는 4.46 수준으로 일반인 평균치인 1.18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전자 손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하였다.27) 또한, 방제작업기간이 긴 주민들의 산화손상지표가 높게 나타났으며, 해안가 지역 학생의 천식 유병률이 기타 태안 내륙지역 학생들보다 2.5배 정도 높았고, 공단지역보다도 2~4배 높았다. 또한, 피해지역의 고노출 주민에게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우울증 등의 만성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28)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건 당시 수행된 역학연구는 누구(또는 어떤 집단)에게 어떤 질병이 얼마만한 규모로 발생했는지 그 건강 손실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잠재적 위해 대상 집단을 장기 추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16) 그러나 방제 작업 작업 당시 설문조사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에게 작업 전후 두통, 메슥거림 등의 건강영향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출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점도 있다. 따라서, 환경 사고 발생 초기에 노출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구체적인 매뉴얼 작성의 필요성도 대두되었다.
2011년 4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미확인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폐손상으로 임산부들이 사망하거나 입원 중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진료를 담당한 호흡기내과 의사는 이러한 폐손상이 바이러스성 폐렴 등 기존 질환과 전혀 다르다며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원인 미상 폐손상의 원인을 가습기살균제로 추정하는 주요 역학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질병관리본부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A의료기관 입원 환자 중 원인 미상 폐손상 환자 정의에 부합한 18명의 환자군과 121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집단의 폐손상 발생 위험도(odds ratio, OR, 오즈비)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47.3 (95% CI=6.0~369.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29) 역학조사를 통해 처음 보고된 병원 외에도 전국적으로 유사한 환자가 발생하였고, 발생 시기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이 가장 많은 시기와 3개월 정도의 간격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9월부터 가습기살균제 3종에 대해 동물독성 흡입실험을 진행한 결과, 2종(‘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MG)’ 성분과 ‘올리고 에톡시에틸 구아니디움(PGH, oligo (2-(2-ethoxy)ethoxyethyl guanidium chloride)’)의 실험군에서 호흡이상 및 폐섬유화 현상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1년 11월 11일 보건복지부는 가습기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 환자들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가습기살균제 6종에 대해 수거명령을 내렸다.30) 수거명령의 대상이 된 가습기살균제는 PHMG 및 PGH 성분이 들어간 종류였으며, 나머지 종류에 대해서도 사용자제를 권고하였다.
가습기살균제와 관련된 최초의 역학 연구는 2008년으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지기 전, 2008년 초 대한소아학회지에 ‘2006년 초에 유행한 소아급성 간질성 폐렴’이라는 사례보고 논문이 발표된 바 있었다.31) 전 사회적 이슈가 된 직후인 2012년 초 한국환경보건학회에서는 2011년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인터넷 카페)에 접수된 피해사례 174건(133가족)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수행하였다.32) 이 조사에서는 역학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짝지은 환자-대조군 분석을 실시하였다. 각기 다른 방에서 취침한 형제 세트(n=4) 또는 다른 방에서 취침한 성인 가족 세트(n=20)에서 환자군은 전적으로 가습기살균제 사용군에서만 관찰되어 오즈비가 무한대로 산출되었다. 이는 사망 또는 증상이 나타난 후 출생한 형제 세트(n=4)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같은 방에서 취침한 형제 세트(n=9)에서는 피해자가 가습기와의 상대적인 거리가 더 먼 경우는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아 마찬가지로 오즈비가 무한대였으며, 같은 방에서 취침한 성인 가족 세트(n=24)에서는 가습기와의 상대적인 거리가 짧은 경우에 피해자가 발생할 위험도가 3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OR=3.7, 95% CI=1.02~13.2).
이후 가습기살균제의 사용 특성과 가습기살균제폐손상(HD-associated lung injury, HDLI)의 연관성을 평가한 일련의 역학연구들이 수행되었다. 피해신청자 169명을 환자군으로 피해를 입지않는 303명의 가족을 대조군으로 하여 분석한 결과, 하루 중 평균 사용 시간, 하루 평균 취침 시 노출 시간, 가습기까지의 거리, 공기 중 농도 추정값(사용량과 방 크기를 고려한 농도)이 중요한 요인이었다.33) 16명의 중증폐손상 소아 환자군과 3배수의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가습기살균제 사용 및 초음파 타입 가습기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34) 16명의 성인 중증폐손상 환자와 5배의 지역사회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가습기살균제의 사용정도에 따라 강한 양-반응관계가 관찰되었다.35) 총 62건의 신고된 중증폐질환 사망자를 대상으로 한 생존분석 연구에서 PHMG를 사용한 경우에는 영유아와 주당 가습기 사용일수, 공기 중 농도 추정값을 유의미한 요인으로 꼽았으며, PGH를 사용한 경우에는 영유아만이 유의미했다고 분석하였다.36) 한편, 피해 신고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조사가 수행되었는데, 가습기살균제 노출 특성과 건강이상 경험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 하루 중 사용 시간, 가습기살균제 한 통을 다 쓰는 데 소요되는 기간, 가습기살균제를 투입하는 빈도 등 가습기살균제 사용정도를 나타내는 변수와 가정내 건강이상 경험자 여부 간에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었다.37) 최근에는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간질성폐질환, 천식, 폐렴 간의 연관성에 대한 역학적 증거도 제시되고 있다.38-40) 더 나아가 가습기살균제 사용에 따른 아동의 학업성취도 간의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도 존재한다.41) 그리고, 2020년 CMIT/MIT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한 기업에 대한 형사소송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후 CMIT/MIT 노출과 건강영향 간의 인과성에 대한 논란도 진행중이다.42)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2013년)」 및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8년)」 이 제정되는 계기가 되었다.16)
20세기 중반까지 벨기에의 뮤즈 계곡사건, 미국의 펜실베니아 도노라 사건, 영국의 런던 스모그, 미국의 LA 스모그, 멕시코의 포자리카 중독사고 등 피해가 상당한 대기오염 사건들로 인해 대기오염이 공중보건에 큰 위해가 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대기오염 수준이 개선됨에 따라 낮은 수준의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이 과연 건강에 위험이 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대기오염 사건 수준이 아닌 평상시 낮은 수준의 노출만으로도 사망 및 질병 발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본격적으로 대기오염역학 연구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과 관련된 건강영향 조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의 대기오염 역학연구는 주로 단면조사 연구 또는 생태학적 연구 형태로 수행되었다. 예를 들어, 1969년 서울시 주민 1,167명을 대상으로 호흡기질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수행하고, 병원의 호흡기질환 내원기록을 이용하여 호흡기질환자의 일별 내원율과 대기 중 SO2 및 CO 농도의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43) 이후 1990년대까지 도시(개발) 지역과 농촌 지역 등의 대조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코넬메디컬인덱스(CMI)나 호흡기계 질환을 조사하는 설문지 조사, 지역의료보험 자료에서 만성 호흡기계 질환의 입원율과 외래 수진율 등을 조사하여 비교하는 연구 등이 수행되었고, 대체로 대기오염의 건강영향을 시사하는 결과를 얻었다.44) 한편, 1990년대 초 세계적으로 대기오염 역학연구 방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대기오염 모니터링으로 얻은 시계열 자료와 사망자료를 연계하여 인천, 서울, 울산 등 대도시 대기오염이 조기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예로, 1995~1996년 간 인천의 PM10이 10 µg/m3이 증가할 때 사망자 수는 0.8% 가량 증가하였고, 1991~1995년간 일일 최대 시간당 오존 농도가 50 ppb 증가할 때 사망자 수가 서울의 경우 1.5%, 울산의 경우 2.0% 정도 증가했다고 분석한 연구를 들 수 있다.45,46) 이후 대구 등 다른 광역시에 대해서도 사망수 증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47) 사망뿐만 아니라 폐암발생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거나,48) 천식의 급성 악화 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수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49-52) 최근에는 기여위험도를 산출하거나,53) 시공간 분석 등 새로운 분석기법을 도입하는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54)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는 1990년 전라남도 영광 주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 조사는 영광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의 무뇌아 유산이 원전의 방사선 누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1989년에 제기된 이후 수행되었다. 그 후 1992년부터 4년간 전국의 원전이 속해 있는 모든 지역주민과 원자력발전소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호트(cohort)가 구축되었다.55)
코호트 입적 시 조사내용은 건강실태조사, 역학설문조사, 추적관찰조사, 환경 방사선량 평가였으며, 해외 사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졌다. 조사대상은 4개 원전 종사자와 원전으로부터 3~5 km 이내 10세 이상의 지역주민이었으며, 비교대상은 원전으로부터 약 20 km 이내에 거주하는 근거리 주민과 먼 거리 지역인 경기도 양평군(농촌지역)과 서울(도시지역) 지역 주민이었다. 종사자 9,500명, 주변주민 7,494명, 근거리 대조군 3,464명, 원거리 대조군 3,552명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시행하였고, 이후 2011년까지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계속되었다. 1992년에 코호트가 구축된 이후 최종적으로 원전 주변지역의 주민 11,367명(남: 4,491명, 여: 6,876명), 근거리, 원거리, 서울지역을 모두 포함한 대조지역 주민 24,809명(남: 10,503명, 여: 14,306명)을 추적관찰하였고, 각각 705명(남: 393명, 여: 312명) 및 1,593명(남: 941명, 여: 652명)의 암 발생을 확인하였다.56)
2011년 최종보고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변 여성의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원거리 대조지역 주민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관찰되었으나(위험비, hazard ratio, HR=2.5), 원전 방사선과 암 발병 위험도 간에 인과적인 관련성은 찾을 수 없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56) 이러한 결론을 두고 전개된 학계의 논쟁은 주로 발견비뚤림(detection bias, 검진 바이어스)의 개입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다른 연구팀에 의해 자료의 재분석이 이루어졌으며, 발견비뚤림을 고려해도 갑상선암 위험이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57) 최근에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지하수에서 삼중수소(트리튬)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어 사회적인 논란과 논쟁이 진행되기도 하였으며, 갑상선암과 관련한 논란58)으로 지속적인 역학조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역학적 이슈는 민원 해결 또는 유∙무형적 보상 과정과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59)
2000년대 이후 지역 주민에게 발생하는 집단적인 암 발병에 대해 역학조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장점마을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의 건강영향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되었으며, 주민대표, 주민 및 환경부 추천 전문가 등 10명으로 민관 합동조사협의회가 구성되었다.60) 이후 2017년 12월부터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주관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되었다.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하였다. 장점마을의 남녀 표준화발생비(standardized incidence ratio, SIR)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 2.05배, 기타 피부암에서 여자 25.4배 및 남녀 전체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 등이었으며, 각각의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또한,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에 주민들이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갑상성암을 제외한 모든 암, 담낭 및 기타 담도암, 기타 피부암의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건강 손상은 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서 불법적으로 사용한 연초박(담뱃잎찌거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연초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NNN 및 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에서 발표한 발암물질이며, 사람에게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점마을 사례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인정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60)
이상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환경보건 사건에서 다양한 형태의 역학적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수행된 역학적 연구는 환경보건 문제의 해결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역학적 연구를 통해 명확한 인과관계 규명이나 특정 원인으로 야기된 환경보건 문제의 크기를 결정하는 과정이 원활히 수행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역학적 자료보다 오히려 동물실험에 의존하여 원인적 관련성 여부를 평가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동물실험이 생물학적 개연성을 보여주는 실험적 증거를 찾기 위한 과정의 일부일 수 있으나, 실험을 통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하였다고 하여 잘 디자인된 역학연구 결과의 타당성이 부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경역학, 노출평가, 독성학, 임상의학 등 각 분야의 학제 간 긴밀한 협력과 보완을 지향하되 역학연구의 경우 연구설계의 적합성과 그에 기반한 결과해석 여부에 초점을 맞춘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원인적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통계적인 방법론이 시도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시계열 분석, 기계학습 도구를 이용한 분석, 이중차분 분석(Difference in Difference) 등을 들 수 있다.61) 앞서 살펴본 여러 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좀 더 개선된 환경역학 연구설계가 필요한 주요 이슈와 고려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요약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생활환경은 직업환경과 달리 유해인자의 노출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생활환경은 환경적 재난사건이 아니라면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의 노출이 발생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노출이라도 장기간 지속된다면 결국 심각한 건강영향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저농도 장기 노출에 의한 건강영향을 찾아내는 데 적합한 역학적 연구설계와 분석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작은 크기의 영향을 찾아낼 수 있는 통계적 기법의 발달은 좋은 예인데, 이들 기법을 활용하려면 충분한 표본수를 확보해야 하며, 많은 경우 장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대기 오염 물질의 장기 노출이 미치는 건강 영향 연구의 경우 대기오염 예측 모델과 개인의 주소 정보를 통해 개인별 노출을 평가하고, 대기오염 물질 농도에 따른 질병이나 사망의 위험비를 구하거나 생존분석으로 대기오염 물질 장기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62) 또한 낮은 수준으로 여러 가지 인자에 동시 노출되는 복합노출의 건강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
역학연구는 질병과 노출을 있는 그대로 잘 서술하는 기술역학적 접근에서 시작하여, 어떠한 요인과 결과 간의 연관성을 평가하는 분석역학적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인 관심사가 된 사건에서는 명확한 인과관계 규명이 요구되고 피해 구제와 관련된 소송에서 역학적 연구결과가 판결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생태학적 연구나 단면적인 연구에서 그치지 않고, 노출과 질병의 선후 관계를 잘 확립한 분석역학적 연구가 적극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비록 분석역학 연구를 통해 인과적 관련성이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특정 개인의 질병 발생에 유해인자의 노출이 얼마나 기여하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이다.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와 같이 인구집단을 단위로 하는 생태학적 연구 결과는 연구디자인 자체에 내재하는 한계점으로 인해 환경오염 관련 소송에서 불충분한 증거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단순히 2차 자료의 분석에 그치지 않고, 최대한 분석역학적 연구설계를 적용하는 단계까지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 수준의 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건강영향의 정도가 증가하는 용량-반응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분석역학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해석할 때는 계통적 오류(systematic error)인 비뚤림(bias)이 개입될 가능성은 없는지도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개인 수준의 노출과 건강영향의 정도를 평가하고자 할 때, 노출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다양한 노출평가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다양한 노출 경로의 총합을 반영하는 생체지표(biomarker)의 활용인데, 이처럼 역학적 연구에서 생체지표를 활용하는 분야를 분자역학(molecular epidemiology)이라고 한다. 생체지표는 흔히 노출을 반영하는 노출 지표(exposure biomarker), 건강영향을 나타내는 건강영향 지표(disease biomarker), 개인적인 감수성 차이를 나타내는 감수성 지표(susceptibility biomarker)로 나뉜다. 노출 지표는 노출에 대한 특이성이 높은 반면, 건강영향 지표는 특정 노출에 의한 것으로 단정짓기 어려워 비특이적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한편, 건강영향 지표는 질병 이전의 생물학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질병 발생 기전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다양한 생체시료를 이용하여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된 생체지표를 측정함으로써 노출수준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원인적 연관성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유전자형 등의 감수성 지표를 통해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역학연구가 수행되는 시점은 이미 노출이 중단되거나 약화된 후여서 정확한 노출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비우호적인 조건에서 역학연구가 수행되기도 한다. 현재 문제가 제기된 질병의 잠복기에 해당하는 기간 이전의 노출 수준을 재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과거 노출 수준을 재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설문조사에 과거의 노출을 알아보는 문항을 넣거나, 현재 상황을 관찰하고 결과를 일지에 기록하거나, 개인 모니터링 장비를 활용하여 현재의 노출 수준을 조사한 후 과거의 노출 상태를 추정하기도 한다. 만약 장기간의 노출을 반영할 수 있는 생체 지표가 있다면 이를 측정하여 과거의 노출을 비교적 정확히 추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과거 주소력 등의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공간적 모델링 기법을 적용하여 노출을 추정하는 방법도 시도하고 있는데, 이처럼 새로운 기법을 적극적으로 탐색, 도입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찰 기반의 역학적 연구설계 중 인과성에 대한 신뢰정도가 가장 높은 분석역학 연구는 코호트 연구(cohort study)이다. 따라서, 단면적이고 일회적인 역학조사가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추적관찰을 할 수 있는 코호트 연구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호트를 구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선택적 생존이나 발견 비뚤림(검진 비뚤림), 충분한 추적 기간 등을 들 수 있다. 추적관찰이 효율적으로 수행되려면 충분한 시간적 물적 비용, 전문 연구인력과 함께 대상자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당장 환경적 유해인자에 의한 뚜렷한 건강영향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건강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장기간의 추적조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사안이 발생한 후에 수습을 위한 역학연구 보다는 국가적 차원의 단면조사나 2차 자료 등을 활용한 상시적 질병감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감시체계의 성공적인 구축은 환경보건 분야의 사회적 혼란이나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인 이슈인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을 감시하는 것은 상시적 질병 감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물, 식품, 거주 환경 등 건강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부상, 질병, 장애 및 사망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63) 기온, 강수량, 습도의 변화는 병원체의 성장, 매개체 및 척추동물 숙주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매개체 및 설치류의 서식지를 변화시켜 전염병의 전파 속도에 관여한다.64) 기후변화에 대비한 질병감시를 통해 수집된 역학자료에 기반할 때 지역별, 대상 인구집단별 환경보건 정책이 효과적으로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보건 분야에서 역학의 기능과 역할, 역학연구가 환경보건 발전에 기여한 사례 및 전망을 살펴보았다. 환경적 원인이 의심되는 집단발병과 같은 환경보건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환경보건 분야에서 역학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환경역학 연구는 사건이 발생한 후 건강 영향과 환경 인자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었다면, 향후에는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관점에서 환경보건 이슈와 역학적 접근이 필요한 분야를 예측하고 정책과 원활히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시작하는 수동적인 대처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능동적인 질병감시 시스템과 장기적인 역학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긴밀한 부처 간 협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이경무(교수), 박문영(석사)
Table 1 환경 및 직업보건 분야 주요 사건에서 수행된 역학연구 사례
순번 | 환경보건 사건 | 연도 | 환경적 유해인자 | 건강영향 | 수행된 역학적 연구 | 역학연구의 주요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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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온산7-9) 및 여천공단11,12) 환경오염 피해 | 온산: 1974~1991여천: 1992~2006 | - 중금속(카드뮴 등) - VOCs (클로로포름, 스티렌, 톨루엔 등) | - 어업 및 농작물 피해 - 피부병, 가스중독 등 | - 환경오염 물질의 측정 - 증상호소율 조사 | - 환경 및 인체 내 유해물질(예 혈액내 중금속)의 확인 - 대조지역과 비교하여 높은 증상호소율 관찰 |
2 | 낙동강 페놀 사건14,15) | 1991 | - 식수 중 페놀 | - 악취, 구토 - 유산 | - 증상 호소 비율 조사 - 페놀 오염 식수 노출과 임신결과 간 연관성 평가 | - 노출군에서 증상호소율이 높았으나, 페놀 노출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유의하게 높았음 - 전반적으로 임신결과와 연관성이 뚜렷이 증명되지 못함 |
3 | 고잔동 주민 유리섬유 건강피해17,18) | 1994~1996 | - 유리섬유 | - 피하 양성 종양, 피부질환 | - 지하수 분석 - 병리학적 검사 - 조직 내 유리섬유 분석 | - 지하수 및 지방조직 내 유리섬유 발견 - 노출군과 비교군의 피하 종양에 대한 유병률비가 6.32임 |
4 | 베트남전 참전군인에 대한 고엽제 노출 피해 조사20,21) | 1995~현재 진행중 | - 고엽제 | - 참전군인의 암 및 다양한 질병 사망 및 발생수준 증가 - 2세에서 일부 질병의 사망 및 발생수준 증가 | - 고엽제에 대한 노출 평가 - 표준화사망비(SMR) 및 표준화발생비(SIR) 산출 - 노출수준에 따른 비교 | - 위암, 간암, 담관담낭암, 간경화, 뇌졸중, 만성하기도질환 사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 있음 - 침샘암, 위암, 간암, 담낭암, 가슴샘암, 신장암, 방광암 발생이 고엽제 노출과 연관성이 있음. |
5 | 고성 폐금속 광산 오염 피해23,24) | 2004 | - 카드뮴 등 중금속 | - 근골격계 증상 의심 | - 폐광산 인근 주민 건강검진 - 카드뮴 분석 | - 혈중 카드뮴 및 뇨중 카드뮴 농도가 노출군에서 더 높음 |
6 |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 피해(영월, 충북, 삼척, 강릉, 장성)2,25) | 2006~현재 진행중 | - 시멘트 분진 | -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 - 건강검진 -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 비교 | - 노출지역에서 대조군에 비해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이 더 높음 |
7 | 태안반도 원유유출 사건26-28) | 2007~2017 | - 벤젠 - 다환방향족탄화수소 | - 두통, 피부증상 등 | - 지역주민 및 방제작업자에 대한 건강 피해 조사 - 유전손상 지표 측정 | - 중/고오염 지역에서 저오염지역 보다 증상유병률이 높음 - 태안 해안가 주민에서 산화손상 확인 |
8 | 가습기살균제 피해29-42) | 1994~현재 진행중 | - 가습기살균제 성분(PHMG, PGH, CMIT/MIT 등) | - 중증폐질환, 천식, 폐렴 등 | - 중증폐질환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 -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 - 일반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 - 중증폐질환에 대한 오즈비: 47.3 - 가습기살균제의 사용시간/ 일, 가습기까지의 거리 등이 위험요인 - 천식, 간질성 폐렴과의 연관성 확인 |
9 | 대기오염의 건강영향43-54) | 1990년대 중반~현재 진행중 | - 미세먼지, 오존 등 | - 조기사망 증가 - 호흡기 질환 | - 대기오염 모니터링 자료와 사망자료를 이용한 시계열적 연구 -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수 간 연관성 평가 | - 미세먼지와 오존의 농도가 높을 때 사망률이 높아지는 연관성 확인 - 미세먼지가 높은 시기에 응급실 내원수 증가 |
10 |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의 건강55-58) | 1990~현재 진행중 | - 방사선 | - 기형아 출산 등 건강피해 우려 - 암발생 | - 암코호트 구축 및 추적조사 및 재분석 연구 | - 대조지역에 비해 여성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높음 |
11 | 장점마을 암 발병60) | 2017 | - 연초박(담뱃잎 찌거기) | - 암발생 | - 지역주민에 대한 노출평가 - 표준화암발생비(SIR) 산출 | - 연초박의 건조과정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배출 확인 - 모든 암,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발생이 유의하게 높았음 |
pISSN 1738-4087
eISSN 2233-8616
Frequency: Bimonthly